【 복음 묵상 】7/10 연중 제14주간 목요일…양승국 신부님
7월 10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마태오 10장 7-15절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버려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마태 10,7-15)
<우리가 가장 예수님을 닮을 때>
한 피정 강의를 가서 느낀 것입니다. 오신 분들 얼굴을 쭉 한번 훑어보니 금방 필이 오더군요. 많은 분들께서 나름대로 ‘한 사연’씩, ‘한 십자가’씩 지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음 터놓고 하소연할 곳은 하느님뿐이라고, 최종적인 해결책은 그분만이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안 분들이었기에 다들 편안해보였습니다.
열심히 하느님께 매달리는 모습들, 간곡히 부탁드리는 모습들, 간절히 하느님의 은총을 기다리는 모습들 앞에 저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분들 앞에 어쩔 수 없더군요. 원칙만을 되풀이해서 강조할 수밖에.
“여러분들, 부디 힘내십시오. 그리고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느껴질 때 마다 꼭 기억하십시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기꺼이 지면 질수록 우리는 가장 예수님을 빼닮은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비록 힘겹지만 지금 우리가 지고 있는 이 십자가야말로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가장 큰 은총의 도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왜 닮습니까? 매일 같은 음식을 먹어서? 같은 비누를 써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닮는 가장 큰 이유는 동고동락(同苦同樂)하기 때문입니다. 같이 울고 같이 웃고, 같이 고통당하고, 같이 십자가를 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십자가를 불평불만하지 말고 꿋꿋이 견뎌나갈 때,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얼굴은 거룩하신 주님의 얼굴로 변모되어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대전에 나아갔을 때, 당신과 꼭 빼닮은 우리의 얼굴을 보신 예수님께서 엄청 기뻐하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사목실습의 현장으로 파견하시면서 몇 가지 중요한 지침과 행동강령을 전달하십니다.
복음 선포를 하면서 절대로 민폐 끼치지 말 것을 당부하시는가 하면, 복음 선포에 장애가 되는 사람들과 싸우거나 다투어서 분란을 일으키지 말 것도 당부하십니다.
그리고 복음 선포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이렇게 요약해서 전달하십니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쫒아내어라.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 교회가 취해야할 노선이 무엇인지 아주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고통 받은 사람들, 너무도 큰 십자가 앞에 어쩔 줄 몰라 서성이는 사람들, 환자들과 임종자들에 대한 치유 활동 및 위로, 봉사, 이를 통한 하느님 나라의 선포, 바로 그것입니다.
보다 적극적인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위해, 가난하고 불행한 백성들을 위한 투신을 위해 교회는 늘 자신의 발밑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교회의 몸집이 비대해지면 비대해질수록, 소유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청빈생활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자기 한 몸 챙기기에 바빠집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봉사, 복음 선포와도 같은 본질적인 사명에서 멀어집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당부하시는 것입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도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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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내가 비워야...
내가 비워야 남을 받아드릴 수 있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이 가진 것은 그것이 좋던 나쁘던
움켜 지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은 버릴 것을 하나 찾아야겠습니다.
나의 복음 묵상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한국 있을 때 얻은 좋은 습관이 있습니다.
어느 집이던 방문할 때 입구를 들어서면서
소리를 내서던, 마음 속으로던
"평화를 빕니다"라고 하면서 그 가정의 평화를 빌어 줍니다.
제에게는 미사 중, 평화의 인사를 하면서 서로에게 평화를 빌어 줄 때가
성체를 모실 때 다음으로 좋은 시간입니다.
좋거나 싫거나간에 복음 선포자로 불림을 받은 우리입니다.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고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는 일'은 주님께서 당신의 능력으로 하시는 일이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들에게 평화와 복을 빌어주고
주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나누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어늘 하루 그 동안 미워하고 소원했던 사람들의 평화와 복을 빌어주어야겠습니다.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