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8/6 수요일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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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수요일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 - 마태오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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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무렵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마태 17,1-9)


<다시금 운명의 책장을 넘길 때입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숨겨둔 아들’이 찾아왔습니다. 함께 소주도 한잔 했습니다. 저보다 주량이 세더군요. ‘이 인간 도대체 언제 인간될까?’ 걱정 많았었는데, 아주 건강한 젊은이로 변화되었더군요. 기분이 너무 좋은 것을 넘어 기분이 째졌습니다.

얼마 전 운전면허에 합격해서 요즘은 차를 몰고 다닌다는데, 도로 연수중에 선생님에게 많이 혼났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이 저에게 있다고 하더군요.

이 친구 어릴 때 저와 함께 봉고차 엄청 많이 타고 다녔는데, 쓸데없이 자주 변속기에 손을 댄다든지, 정지차선을 넘어 차를 멈춘다든지, 순식간에 가속도를 붙인다든지 하는 제 나쁜 운전습관이 은연중에 자기 몸에 배였답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제 나쁜 습관들을 따라하더라는 것입니다. 그 습관 고치느라 꽤 혼났다고 하네요. 저희는 함께 배를 쥐고 웃었습니다.

뒷바라지 해주는 사람 하나 없어 홀로 서느라 아직 고생이 많지만, 이제 제 몫을 다해내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아들’의 모습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주님 거룩한 변모축일입니다. 변화된 ‘아들’을 바라보며 하느님 아버지께서 정녕 기뻐하실 일 가운데 하나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초보 신앙인에서 보다 깊이 있는 신앙인에로의 변화, 이기적인 신앙인에서 이타적인 신앙인에로의 변화, 자기중심적 신앙인에서 하느님 중심적 신앙인에로의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 어쩌면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향기로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육적인 인간에서 영적인 인간에로의 탈바꿈되는 것, 그저 그런 지지부진한 삶의 굴레를 벗어나 영양가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봉헌이 될 것입니다.

어제의 나와 끊임없이 작별하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새로운 삶에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일, 낡은 틀을 깨고 나와 새롭게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는 일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정녕 행복해하실 일이리라 확신합니다.

이제 더 이상 ‘날 좀 그만 놔둬’ ‘그냥 이렇게 살다 죽게 놔줘’ ‘한 평생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는 늦었지’ 이런 말들 그만 하면 좋겠습니다.

비록 오늘 우리 삶이 너무나 하찮아보일지라도 ‘변화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변화는 우리의 바람처럼 그렇게 빨리 다가오지 않습니다. 회개 역시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랑비처럼 다가오는 것이 변화요 회개라고 저는 믿습니다.

비록 오늘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고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라 할지라도 언젠가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오실 주님, 우리를 한 차원 높은 삶에로 이끌어주실 주님, 우리의 얼굴을 해맑은 천사의 얼굴로 변모시켜주실 주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매일에 충실할 것을 다짐해봅니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이제 모진 비가 그치고 태양이 다시 떠오릅니다. 또 다른 희망의 바람이 절실한 때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의 책장들을 넘길 때입니다. 다시 살아가기 위해, 좀 더 변화되기 위해 힘차게 일어설 때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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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어쩌다 '정말 이거다.'라고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영원히...'라고 바랍니다.
그러나 잠시일뿐 곧 바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짠~~' 영광스러운 모습을 잠시 보여 주시고
곧 바로 지지고 볶고 쌈박질이 난무하는 세상인 산 아래로 내려가십니다.

구원은 지지고 볶고 쌈박질이 난무하는 세상의 일상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씀으로 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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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속이 함께하는 일상에서 하느님의 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하루....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