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0/29 연중 제30주간 수요일…양승국 신부님
10월 29일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 루카 13,22-30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지나며 가르치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루카 13,22-30)
<하느님 품안에 있다 할지라도>
수도자 양성소에서 일하다보니 은연중에 가시로 콕콕 찌르는 말들을 자주하게 됩니다. 정곡을 찌르는 말, 들으면 가슴 뜨끔뜨끔한 말들이지요.
보다 수도자다운 삶, 늘 쇄신된 삶을 살라는 의미로, 또 기대치가 높다보니 본의 아니게 어조가 자극적인 경향을 띠고 강경해집니다.
“냉담자는 신자들 가운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도원 안에도 냉담자가 있습니다.”
“옷만 그럴듯하게 수녀복을 입었지 실제로는 수도자가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기도나 미사, 묵상시간에 졸고 있는 형제들, 영성생활에 소홀히 하는 형제들에게는 인정사정없이 몰아 부칩니다.
“평신도들 한번 바라보십시오. 얼마나 열렬한 마음으로 미사에 참여하시는데,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시는데 수도자가 그게 뭡니까?”
제대 가까이서 봉사하시는 분들, 본당 구조 안에서 봉사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사목회 임원들, 여러 단체 간부들에게도 저는 자주 강조합니다.
“여러분들, 부디 ‘행사진행자’나 ‘이벤트 회사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다른 일반 신자들보다 다섯 배, 열배 이상 더 정성스럽게, 더 경건한 마음으로 미사에 참석하며, 그 토대 위에 봉사활동을 해나가십시오.
잘 해보겠다는 마음, 실수하지 않겠다는 마음, 좀 더 매끄럽게 진행해보겠다는 마음, 좀 더 프로처럼 해보겠다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사목회 간부란 이유로, 전례 진행자란 이유로, 전례봉사자란 이유로, 성가대원이란 이유로 자신들의 역할에만 몰두한 채, 가장 본질적인 것을 놓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절대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마십시오."
신앙생활의 핵심인 하느님과 체험, 그분과의 긴밀한 만남, 성체성사 안에서의 감동과 회개, 새 생활...이런 요소들은 뒷전인 채, 단지 매끄러운 행사 진행, 행사 뒤풀이, 완벽한 전례, 환상적인 성가 등등의 외형적인 요소들에만 몰두할 때 우리는 쉽게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자신의 역할수행을 이유로 전례에 진지하게 참여하지 않고, 열렬히 기도하지 않고, 깊이 몰입하지 않는 전례봉사자들은 ‘이벤트 회사 사람’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신앙인으로서의 연륜이 더해갈수록, 수행의 햇수가 늘어갈수록 더욱 겸손하게 처신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잘 되어나가고 있다고 본인 스스로 여겨질지라도 혹시라도 부족한 점은 없는지? 혹시라도 고칠 것을 없는지? 혹시라도 잘못하고 있는 점은 없는지? 주변사람들에게 수시로 물어보는 그런 겸손한 신앙인으로 매일 하느님 앞에 서길 바랍니다.
비록 오늘 우리가 하느님 품안에 있다 할지라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늘 조심스럽게 자신의 발밑을 살펴보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신앙인이 되길 바랍니다.
갓 수행을 시작한 초심자의 마음, 갓 수도생활을 시작한 지원자의 얼굴로 그렇게 이 세상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지속적인 겸손’ ‘지속적인 자기낮춤’ ‘지속적인 자기쇄신’이야말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가장 좋은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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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왜 못 들어갈까?
제 몸집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다이어트를 해야겠습니다.
82 Kg에서 62 Kg으로 6개월만에 몸무게를 20 Kg을 줄였던 적이 있습니다.
단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였을 뿐입니다.
하느님 나라로 통하는 문은 좁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소풍 끝내고 하느님 만나려 가는 날,
이를 갈며 통곡하지 않토록
영적 다이어트를 해야겠습니다.
더 많이 버리고,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움켜쥐고 있는 것 하나 찾아 버리기...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