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0/30 연중 제30주간 목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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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 루카 13,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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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어서 이곳을 떠나십시오.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가서 그 여우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들을 쫓아내며 병을 고쳐 주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자기에게 파견된 이들에게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는 너!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 보라, 너희 집은 버려질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하고 말할 날이 올 때까지, 정녕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루카 13,31-35)


<외롭고, 쓸쓸하고, 슬프고>

오늘 선포되는 예수님 말씀의 어조나 톤은 꽤나 슬픕니다. 비장합니다. 언제나 외롭고, 쓸쓸하고, 때로 가혹한 예언자로서의 고된 삶이 엿보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슬픈 운명을 지닌 예언자, 결국 죽어야 완성되는,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 사형대 위로 올라서야 하는 고독한 예언자 예수님의 뒷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오늘 선포된 예수님의 말씀은 십자가 죽음을 당하시기 약 3개월 전에 하신 말씀으로 추정됩니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는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정확하게 예견하고 계셨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날짜뿐만 아니라, 처형장소, 처형방법까지 다 미리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참으로 고통스런 시간이었겠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시각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피하기를 원하셨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이었습니다. 시간이 아직 넉넉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 혹독한 십자가형을 피해 배를 타고 멀리 해외로 피신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끔찍한 사형수로서의 처형절차를 피하기 위해 유대인들과의 정면 대결구도를 접고 조용히 산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으셨습니다. 정면 돌파를 단행하십니다.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당신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수님은 처절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 유대 전통의 본산이자 갖은 악과 음모, 위선이 판을 치는 최후의 장소인 예루살렘으로 발길을 옮기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늘 예수님과 동고동락했지만 예수님의 그런 깊은 속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함께 고통을 나눌 수도 없었습니다. 위로의 말 한마디조차 던질 수 없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그로 인한 영육간의 괴로움’은 오로지 예수님 홀로 견디고 감당해야 할 몫이었습니다.

예정된 죽음의 길, 예수님께서는 결코 피하지 않으시고 용감하게 굳세게 걸어가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제시하신 그 길을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제대로 걸어가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철저한 순명, 여기에 예수님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추구하고, 목숨 바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수행한 예언자로서의 완성된 삶,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삶이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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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있는 듯 없는 듯, 언제나 그 자리에 그렇게'
살고자 하나 쉽지가 않습니다.
하루는 고사하고 단 몇 시간도 같은 마음을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요즈음 평신도 사도직 직분 중에서
예언직에 관심이 끌리다 보니 더 흔들립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초심을 잃지 않는 하루 ... ...
안셀모

아멘~

지금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지금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어서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올립니다.

안셀모씨...
늘 올리시는 복음 묵상으로 하루를
감사히 시작합니다.
주님과 함께 늘 기쁘시길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