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1/6 연중 제31주간 목요일…양승국 신부님
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 루카 15,1-10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또 어떤 부인이 은전 열 닢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닢을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그러다가 그것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루카 15,1-10)
<스트레스가 많은 사목>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언젠가 가톨릭 대학교에서 있었던 민영소년교도소 건립 추진을 위한 심포지움(서울 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주최)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저는 간단한 강연 하나를 맡았었는데 이런 요지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개신교에서는 이미 성인 민영교도소를 설립하여 교정사목에 새로운 일대 전환기를 마련하여 보다 효과적인 교정사목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에 아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이런 말을 합니다. “저 사람들, 반사회적인 대형 사고를 쳤는데, 당연히 고생해야지요. 교정사목, 그런 일 오히려 의존심만 키워주고, 역효과만 냅니다. 저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것, 포기하는 것이 좋을 걸요.”
물론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정사목은 다른 사목보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목임이 분명합니다. 교도소나 구치소, 소년원의 그 높은 담장을 내 집 드나들 듯이 왕래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런 일입니다.
또한 그 안에서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는 것은 안쓰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제 출소해서 ‘잘 지내고 있겠지?’ 하고 안심하고 있으면, 어느새 또 들어와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화가 치미는 일입니다. 시간 투자, 돈 투자도 만만치 않고,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정사목에 한번 투신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이 사목에 대한 묘한 매력 때문에 교도소나 구치소, 소년원으로부터 쉽게 발길을 끊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 이유는 교도소나 구치소, 소년원 방문은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권고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바라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소자들의 삶 안에는 고통당하시는 예수님의 흔적이, 예수님의 얼굴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고 말씀하시면서 특별히 나그네를 따뜻이 맞아들이고, 거지들에게 옷과 음식을 주고, 또한 갇힌 사람들을 방문하라고 당부하십니다.
교정사목의 배경에는 죄인들이라고 해서 내치지 않으시고 자신과 똑같은 한 형제로 받아들이신 예수님의 마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재소자들, 출소자들, 소년수들을 구제불능의 존재로 여긴다거나 포기하지 말고 변화 가능성으로 충만한 내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예수님의 마음이 교정사목의 기반입니다.
‘그래 저 어린 것이, 그간 이 모진 세상을 혼자 헤쳐 오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피붙이 하나 없이, 관심 가져주는 사람 하나 없이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저런 길로 빠졌겠지?’ ‘이제 내가 저 아이에게 다가가서 그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줘야지’하는 착한 목자의 마음에서 성공적인 청소년 교정사목은 시작될 것이고, 계획하고 있는 소년교도소 건립도 이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민영소년 교도소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려면 막대한 투자가 요구됩니다. 기본적인 대지 확보가 필요하고, 그에 따르는 건립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재원조달도 필수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인성교육이나 기술교육을 위한 첨단 시스템이나 각종 설비들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착한 목자의 마음을 지닌 인적자원입니다.
그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돌아다니는 그 길들여지지 않은 망아지 같은 아이들에게서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 변화의 가능성을 눈여겨볼 줄 아는 운영자들, 선생님들, 자원봉사자들, 후원자들이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손 하나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부위가 커지면서 안으로부터 곪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퉁퉁 부어서 보기 흉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처신합니까?
손을 보기 싫다고, 또는 열이 나고 아프다고, 아니면 거추장스럽다고 잘라내시겠습니까?
정상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문제없는 다른 한쪽 손보다 더 신경을 쓸 것입니다.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수술부위를 정성껏 소독하고, 더 이상 곪지 않도록 항생제도 복용할 것입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 어떤 다른 신체부위보다 몇 배의 정성과 사랑을 상처가 난 손에 쏟아 부을 것입니다.
문제성이 있는 청소년들, 방황하고, 이미 맛이 좀 간 아이들, 소년원과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우리 교정사목대상청소년들, 어찌 보면 상처 난 손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길 잃고 헤매는 한 마리 어린 양입니다.
거추장스럽게 여기고 잘라버릴 존재들, 이 사회로부터 영원히 추방시킬 제거대상자들이 아니라 더 깊은 관심과 더 열렬한 사랑과 인내로 감싸 안아 주어야할 우리의 아들들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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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 ..."
그 당시 죄인과 의인의 구분법은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고
그 믿음에 추호의 의심도 없었지 않았을까요?
제 눈에 콩깍지입니다.
제 눈에 콩깍지를 받겨야겠습니다.
마음을 열고,
예수님의 눈으로...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오늘도 '마음은 열고, 입은 닫고.' 힘찬 하루를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