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7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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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마르코 6장 45-5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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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마르 6,45-52)


<네가 원한다면>

4세기경 이집트의 사막에서 수도자들의 큰 스승으로 살아가셨던 압바 요셉에게 한 초심자가 찾아가 여쭈었습니다.

“스승님,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성무일도를 바치고 단식을 준수하며 기도하고 묵상하며 고요함을 지키며 생각을 순수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압바 요셉은 일어서서 두 손을 하늘로 치켜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그의 손가락은 10개의 타오르는 등불과 같이 되었습니다. 초심자를 향해 압바 요셉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원한다면 너는 온통 타오르는 불꽃이 될 수 있다.”(칼리스토스 웨어, 마음에 이르는 길 참조)

우리 모두 비록 역풍 앞에 작은 조각배처럼 흔들리는 유약한 존재이지만, 혼신을 다해 정진한다면 온 몸과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면, 전력투구한다면, 우리 역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딛고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요한1서는 힘주어 강조합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랑은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사랑은 우리를 일어서게 만듭니다.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용광로처럼 뜨겁게 만듭니다. 사랑은 우리가 세상을 이기도록 만들어줍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를 보십시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끔찍이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습니다. 새 사람이 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그 사랑의 힘은 얼마나 컸던지 그 신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향해 달려가게 만듭니다. 사랑은 두려움조차 잊게 만듭니다.

사도 요한을 보십시오. 그는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그 사랑의 힘이 얼마나 컸던지 다른 제자들은 모두 체포될까봐 두려워 줄행랑을 쳤지만, 그는 끝까지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 서 있었습니다. 사랑은 죽음의 공포조차 초월하게 만듭니다.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을 보십시오. 살아생전 그렇게 예수님을 사랑했던 신부님이셨습니다. 그 사랑을 바탕으로 동료 안에 현존해계셨던 예수님을 대신해서 죽음을 자처하셨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컸던지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들의 모습은 우왕좌왕, 갈팡질팡,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물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유령이라고 소리칩니다.

그들이 느꼈던 두려움,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그들의 내면은 아직도 주님 보다는 세상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아직도 초보단계였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선택한 동기는 아직도 정화여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숱한 두려움의 시초, 원인을 종잡을 수 없는 이 공포심의 출발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각자의 조각배에 주님께서 동승하고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 없이도 충분히 내가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분께서 내 배위로 건너오시는 순간, 내 인생의 중심이 되시는 순간, 우리가 체험하게 될 은총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고달픈 우리의 일상들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꽃길이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대상들이 두려움과 극복의 대상이었는데, 이제 찬탄과 사랑의 대상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더 이상 그 무엇도 기대할 없을 것 같았는데, 가슴 설레는 나날로 변화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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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제게는 하나의 작은 기적입니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이렇게 일년 365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묵상글 올리기를 이어 올 수 있을 거라고는요.

어쩌다 보니 괜스레 어느 멀쑥한 분과 한 약속이
제가 초이레 강아지 눈만큼이나마 신앙에 눈을 뜨게 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 일고 묵상해주신 모든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들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어느 멀쑥한 그분과 한 약속을 못지켰을지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셨음을 이제야 느낍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안셀모

네 기적맞습니다..

잠깐 반짝이는 큰일을 하기란 쉬워도
꾸준히 같은 일을 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죠.

주님께서 형제님께 큰 은총을 내리실 것을 믿습니다.
올해도 활기찬 공동체를 위해 많이 애쓰시는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

올해는 양승국 신부님외 다양한 사목자님들의 글을 선보여주시면 어떨까요?
시간적으로 부담되시면, 주일묵상으로 해도 괜챦을 듯 한데요.. ^^;

그냥 하던 대로 ...

그렇게 쭉~~~ 할랍니다.
그냥 쭉~~~ 하는 것을 제 특기로 만들어 볼까 생각 중이거던요.
더 잘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접수 ... *^^*
감사합니다.
안셀모

나의 복음 묵상

"... ...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어제 독일의 한 억만장자가
미국발 경제위기의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공수래공수거'라는 옛말을 되새기면서도
제 마음도 산란해집니다.

어쩔수 없이 세상에 휩쓸려 살다보면
하느님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파도를 한 몸으로 받아내면서도
주님의 옷자락을 붙들고 늘어질 수 있는 믿음을 청합니다.

깊이 되새깁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 나의 복음 묵상 ***
만나는 모든 이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