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월요일…양승국 신부님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월요일 - 마르코 1,14-20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 (마르 1,14-20)
<또 다시 첫 아침에>
한 달 반가량의 대림,성탄 시기가 어제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참으로 행복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마치도 잔잔한 은혜의 강가를 주님과 함께 거닐던 꿈결 같던 순간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과 함께 걸어온 은총의 오솔길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출발선상에 서 있습니다. 교회 전례력 안의 여러 전례 시기들 가운데 가장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연중시기를 시작합니다. 연중시기가 있기에 사순․부활 시기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연중시기가 있기에 대림․성탄시기가 더욱 풍요롭습니다. 이처럼 연중시기는 다른 전례시기의 배경이자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한 시절을 매듭지을 때 마다, 그리고 새로운 절기를 맞아들일 때 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그 누군가가 이 세상에 와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그것은 엄청난 고통일 것입니다. 한번 만개한 꽃이 시들지 않고 계속해서 피어있는 것도 무척 어색한 일일 것입니다. 우리네 사랑에 이별이 있고, 인생에 기승전결이 있다는 것, 시절의 끝자락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한 일입니다. 인생에도 저무는 황혼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황혼 속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착해지기 때문입니다.
한 절기의 끝자락에 매달려 우여곡절의 지난 순간들을 뒤돌아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나날들은 주님의 자비 안에 행복했던 날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큰 부족함을 끝까지 참아주셨으니 말입니다.
감사하다고 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숱한 죄와 과오, 부끄러움을 끝까지 인내하셨으니 말입니다.
찬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셨으니 말입니다. 아직 이렇게 살아서 두 발로 서있으니 말입니다.
돌아보니 정녕 우리는 모두 지난 대림,성탄 시기 동안 하느님으로부터 충만한 은총을 받고 또 받았습니다.
결국 새롭게 맞이한 연중시기 첫 아침에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는 감사뿐입니다. 오늘은 정녕 은총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묵은 것이 새것과 화해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절망이 희망과 다시금 손을 잡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고통이 축복으로 변화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온 시절에 대한 결론은 항상 감사입니다.
은총의 주님께서는 은혜와 축복으로 충만했던 우리의 지난날들을 봉헌물로 받으시는군요. 그리고 은혜롭게도 우리 앞에 또 다시 빈 들판 같은 희망만으로 가득 찬 새로운 연중시기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감사하면서, 찬미하면서, 다시 한 번 힘차게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의 과제는 삶이 눈물겹게 소중한 축복임을 깨닫는 일입니다.
부족했던 우리의 지난날들, 이제 하느님께서 모두 거두어가셨습니다. 우리는 또 다시 다시 새로운 연중시기란 과분한 은총 앞에 서있습니다. 정녕 헤아릴 수 없는 축복의 아침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가장 큰 표시인 은총의 아침입니다.
이 연중시기의 첫날,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처럼 기쁜 마음으로, 감개무량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주님과 함께 힘찬 항해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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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그들을 부르셨다."
무엇이 예수님께서 그들을 부르시게 만들었을까요?
예수님께서 그들만 불렀을까요?
그들만 예수님의 부르심을 알아들었던 것이 아닐까요?
지금도 저의 주님께서 저를 부르고 계심을 압니다.
그리고, 그 부르심 뒤에 따르는 것이 무엇인지도 압니다.
그래서...
짐짓 못 들은 척하기도 하고...
귀를 막기도 하고...
그럴리가 없다고 항변해보기도 합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힘들고 귀찮고 추해 보이는 것들 중에서 하느님을 찾는 하루...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