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23일 연중 제2주간 금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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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연중 제2주간 금요일 - 마르코 3,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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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열둘을 세우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 ‘천둥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마르 3,13-19)


<이 사람 정도라면>

예수님에 대한 오랜, 그리고 면밀한 예의주시 결과 바리사이들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예수님을 법정으로 끌고 가기로, 조만간 처형대에 세우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바리사이들은 그 첫 번째 수순으로 헤로데파와 동맹을 맺었습니다.

만민의 구원과 세상의 복음화란 사명을 지니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입장에서 보면 정녕 큰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시작한 전도 사업이 이제 출발선에 서있을 뿐인데, 그 세력이 만만치 않은 흉악한 적대자들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이제 막 구원사업을 시작한 예수님인데, 벌써 생명의 위협을 받기 시작합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고민이 크셨겠지요. 피를 말리는 번민의 순간이었습니다. 하루하루의 고민거리는 이것이었습니다. ‘이 순간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결국 예수님께서는 가장 먼저 당신 사업을 계승하고 협조할 사도들을 뽑으십니다. 사도들의 선발은 예수님 입장에서 보면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 중대한 선발을 앞두고 예수님께서는 산으로 들어가십니다. 밤을 새워 기도하십니다.

사도들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상상을 완전히 초월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예수님께서 열렬한 기도 끝에 선택하신 사도들의 명단은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 특히 ‘가방끈이 긴’ 사람들, 재력가들, 명망가 출신의 사람들, 공직자들, 전문가들… 그들은 내심 자신의 이름이 사도들의 명단에 포함되기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발표되는 이름 하나 하나를 듣고 있던 사람들은 많이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열두 사도들은 대부분 소박한 평민 출신이었습니다.

사도들의 명단에는 당시 잘 나가던 바리사이 사람들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사두가이파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대사제나 율법학자들도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정통 유다신앙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인 면에서나 ‘이 사람 정도라면’ 하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이렇게 모든 것을 뒤집는 분이셨습니다. 알량한 인간적 지식이나 하잘 것 없는 지식으로 교만에 들뜬 인간들의 생각을 꺾어놓으십니다. 인간적 야심이나 사리사욕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가장 밑바닥에서 새롭게 시작하십니다. 그 유식하고 잘난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과 함께가 아니라, 그 부족한 사도들을 주추삼아 당신의 사업을 전개하십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성격이 좋아서 부르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뛰어나서 부르시지 않습니다. 지식이 많아서 부르시지 않습니다. 부자라서 부르시지 않습니다. 일을 잘한다고 부르시지 않습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속적 야욕으로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불같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분을 향한 우리의 사랑 때문에 부르십니다.

결국 주님만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토록 형편없지만 언젠간 반드시 그분께로 돌아설 사람이기에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그 옛날 정말 보잘 것 없었던 사도들을 부르셨듯이 오늘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가 흠도 티도 없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부족해서, 안쓰러워서, 죄인이어서, 병자여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셔서, 우리 내면 안에 긷든 변화 가능성을 눈여겨보시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해서 허세를 부릴 일 하나도 없습니다. 뻐길 일도 없습니다. 자랑할 것도 아닙니다. 어깨 으쓱할 일도 아닙니다. 그저 감사하면서 기쁜 얼굴로 ‘예!’ 하고 따라나서는 일, 주님의 부르심에 지속적으로 응답하는 일, 고달픈 매일의 성소여정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일, 그것이 부름 받은 사람으로서의 합당한 자세일 것입니다.

오늘도 부족한 우리를 생명에로 부르신 자비의 하느님께 찬미 드리는 일. 부족한 우리를 도구삼아 당신 구원사업을 계속하시는 은총의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는 일이 부르심 받은 사람이 할 일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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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특별히 쓰시려고
특별히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을 "성소를 받았다."라고 하나 봅니다.

이런 특별한 성소를 받지 못한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 중에 속하는 저는
그저 가족부양을 위하여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것이 저에게 주님께서 주신 '성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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