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27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양승국 신부님
1월 27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 마르코 3장 31-35절
그때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왔다. 그들은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님을 불렀다. 그분 둘레에는 군중이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계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르 3,31-35)
<봉황의 큰 뜻>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쉽지만 나자렛이라는 작은 둥지를 떠나 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가십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보다 큰 사랑, 보다 보편적인 사랑을 선택하시기 위해 안타깝지만 작은 가족을 뒤로 하십니다.
‘봉황의 큰 뜻’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당시 주변 사람들은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는 예수님의 말씀에 속상해하기도 하고, 예의도 뭣도 없다고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작은 물줄기를 버리고 보다 큰 강, 보다 큰 바다로 나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작년에 우리 곁을 떠나가신 선우경식 요셉 원장님의 생애가 떠올랐습니다. 아직도 제 사무실 냉장고 문에는 요셉 원장님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계십니다.
살아생전 요셉 원장님의 마음 씀씀이는 참으로 관대하셨습니다. 그분은 당장 눈앞의 일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이 맡고 계셨던 요셉의원에만 집착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교회 내 여러 본당 공동체들, 사회복지기관들, 의료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서로 소통하기를 기대하셨고, 활발한 나눔이 오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 시설의 수효가 엄청난데, 그 안에도 엄연히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셉원장님은 그것을 잘 파악하고 계셨고 어떻게 해서라도 어려운 시설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노력하셨습니다. 그분 역시 보다 많은 노숙인 가족들의 후견인이 되기 위해 작은 가족을 포기하셨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가(出家)하지 않으시고 한 평생 어머니 마리아와 친척들만 챙기셨다면 인류구원사업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만일 예수님께서 세상의 수많은 다른 지역들은 나 몰라라 하시고 오직 나자렛 고을에만 신경을 쓰셨다면, 그래서 나자렛 도로포장만 신경 쓰셨고, 나자렛에만 많은 기업을 유치하셨다면, 보편적 인류애를 어떻게 실천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예수님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는 말씀은 한편으로 가슴 찢어지는 말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당신의 구원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반드시 하셨어야 될 말씀이었습니다.
‘가톨릭’이란 단어에는 ‘보편적인’ ‘광대한’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스승 예수님의 모범에 따라 부단히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지역이기주의, 공동체 이기주의 척결의 첨병이 되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가톨릭은 교회의 큰 형님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더 큰마음으로 분열되어 나간 형제들과의 소통을 시도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큰 형님답게 먼저 용서하고 먼저 화해를 시도하여 서로 일치하는데 앞장서야 할 사람들입니다.
끝도 없는 치유와 수많은 기적으로 ‘잘 나가시던’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 머물러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그들의 손을 내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옆 고을, 그리고 그 옆 고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사람들도 구원해야 한다.”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서 모든 소유를 버린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인류 모두를 구원하시기 위해 모든 속세의 인연을 과감하게 끊어버린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은 태양 같으신 분입니다. 태양은 우리나라에만 뜨지 않습니다. 저 멀리 아프리카에도, 남미대륙에도, 히말라야 오지에도 골고루 뜨지 않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태양은 선인에게만 뜨지 않습니다. 악인의 머리 위에도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릅니다. 사형수의 머리위에도, 그 돈이 어떤 돈인데, 그 돈을 떼먹고 도망간 그 사람 머리 위에도 태양은 떠오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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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해야만 주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 형제가 될 수 있다고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이웃 사랑'에 있지 않을까요?
그것도 그냥 미적지근한 사랑이 아니라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푹빠진 그런 사랑이라야 하지 않을까요?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가장 가까운 이웃, 가족의 사랑을 챙기는 하루 ...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