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 1월 28일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양승국 신부님
1월 28일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마르코 4장 1-20절
그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뭍에 그대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그렇게 가르치시면서 말씀하셨다. “자, 들어 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예수님께서 혼자 계실 때, 그분 둘레에 있던 이들이 열두 제자와 함께 와서 비유들의 뜻을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지만, 저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겠느냐? 그러면서 어떻게 모든 비유를 깨달을 수 있겠느냐? 씨 뿌리는 사람은 실상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말씀이 길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사탄이 와서 그들 안에 뿌려진 말씀을 앗아 가 버린다. 그리고 말씀이 돌밭에 뿌려지는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말씀이 가시덤불 속에 뿌려지는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욕심이 들어가,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 (마르4,1-20)
<끝까지 희망하기>
일천한 경험이지만 작게나마 농사를 지어보니 오늘 복음-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이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농사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풍성한 결실, 그거 그냥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마치 어린 자식 키우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매일 신경 써줘야 하고, 매일 들여다봐주고, 매일 뭔가 해줘야 합니다.
풍성한 결실을 위해서는 반드시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더군요. 품질 좋은 씨앗이나 튼튼한 모종, 정말 중요합니다. 적절한 수분도 빼놓을 수 없지요. 일조량 역시 성공적인 농사의 관건입니다.
더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바처럼 ‘좋은 땅’입니다.
좋은 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말이나 생각만으로 절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절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농부들이 좋은 땅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이른 봄이 되면 농부들은 밭으로 나가 겨우내 굳은 땅을 완전히 한번 뒤집습니다. 돌이나 잡동사니들을 골라냅니다. 정성껏 마련한 퇴비를 골고루 뿌려줍니다. 다시 한 번 흙을 갈아주면서 부드럽게 만듭니다. 각이나 간격을 잘 맞춰 이랑을 만듭니다. 요즘은 왕성한 잡초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비닐을 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농부는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심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제대로 된 땅에서 자라난 농작물, 농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속에 자라난 농작물의 결과는 100이면 100 정확합니다. 깜짝 놀랄 정도로 풍성한 결실을 맺게 되는 것입니다.
물기가 하나도 없어 쩍쩍 갈라진 논에서 탐스런 벼이삭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메마른 자갈밭에서 대견스런 고추나 오이를 기다릴 수 없습니다. 잡초가 허리까지 와 닿는 밭에서 풍성한 결실을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얌체같은 생각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각자는 밭입니다. 매일 적당한 수분을 제공해야 합니다. 매일 달려드는 잡초를 뽑아줘야 합니다. 병충해는 없는지, 열매의 색깔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매일 들여다봐줘야 합니다.
매일 가꿔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 각자인 것입니다.
이미 우리 각자의 밭에 하느님의 씨앗들이 뿌려졌습니다. 우리 안에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내면에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씨앗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의 태도입니다. 농사란 것 하루나 이틀 만에 결정되는 일이 절대로 아닙니다. 멀리 내다봐야 합니다. 그래서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오늘 힘들어도 언젠가 반드시 풍성한 결실을 맺으리라는 희망이 중요합니다.
이토록 큰 좌절과 실망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얻기 때문입니다.”(로마 8장 24절 참조)
애초부터 좋은 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아무리 좋은 옥토라도 지속적인 관리가 없으면 즉시 불모지로 전락하고 맙니다.
나 자신에 대한 매일의 관리, 나 자신에 대한 매 순간의 쇄신작업, 끊임없는 보살핌, 기꺼이 땀 흘리기, 끝까지 희망하기, 이런 노력들이 ‘좋은 땅’으로 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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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 ..."
제 마음의 밭을 좋은 땅으로 가꾸기 위해서
제 마음이 썩어 거름이 되어야만 합니다.
증오와 탐욕의 가시와 잡초를 쏚아 내고 잘라 내어야만 합니다.
자만과 교만의 가지를 쳐내어야만 합니다.
그러면 그기에 하느님 사랑의 비가 듬뿍 내려
하느님의 말씀이 자랄 것입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상대방 말을 끝까지 잘 들어주고 가슴에 새기기...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