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14일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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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마르코 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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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에 다시 많은 군중이 모여 있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셨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 그러자 제자들이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라고 이르셨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사람들은 사천 명가량이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시고 나서, 곧바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올라 달마누타 지방으로 가셨다. (마르 8,1-10)


<주님, 저를 보십시오.>

예수님의 가르침에 매료된 백성들은 예수님께서 건네시는 한 말씀 한 말씀이 얼마나 ‘달던지’, 그분과 함께 보냈던 시간이 얼마나 꿈결같이 감미로웠던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예수님을 따라 다니고 있었습니다.

제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사흘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예수님을 따라 나섰을 때는 저마다 먹을 것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지만, 사흘 동안 ‘비상식량’은 동이 나고 말았겠지요.

한여름인 7월 중순경 근동지방의 기후는 만만치 않습니다. 더위가 극성을 부릴 때였습니다. 백성들이 머물렀던 장소도 도시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던 오지였습니다. 그들 중에는 노약자들도 있었습니다. 치유를 기다리고 있던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아주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뭔가 먹지 않으면 허기에 탈진할 사람들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십니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서야 되겠느냐?”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답변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꽤 의미심장한 답변입니다.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제자들의 답변은 자신들로서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음을 시인하는 답변입니다. 자신들의 한계, 무능함에 대한 솔직한 고백입니다. 그래서 결국 제자들이 원하는 바는 이것입니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스승님의 개입이 필요함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근히 스승님의 능력발휘를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승님, 보십시오. 저희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스승님께서 나서주셔야 되겠습니다. 도와주실 순간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가끔씩 우리도 한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 앞에 직면합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 봐도 사면초가인 경우가 있습니다. 삶의 막장까지 내몰리기도 합니다.

그 순간, 세상 사람들은 하느님을 원망합니다.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을 저주합니다. 냉정하기만 한 세상을 향해 욕설을 날립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에게 있어서는 그 벽에 부딪치는 순간이야말로 ‘참 신앙인’으로서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그런 고통의 순간, 인간적 무능력을 절절히 체험하는 순간, 이렇게 주님께 아뢰도록 합시다.

“주님, 저를 보십시오. 보시다시피 저는 이토록 부족합니다. 주님께서 잘 아시다시피 이토록 나약합니다. 이다지도 힘이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결과를 보십시오. 정말 참담합니다. 오랜 시간 발버둥 쳐 봤지만 결과를 보십시오, 이 모양입니다. 이제야말로 주님 당신께서 개입하실 순간입니다. 부디 도와주십시오. 꼭 동반해주십시오. 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십시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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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어디서 빵을 구해 식구들을 배불릴까?"
"주님께서 주시겠지..."
지난 몇일 수 없이 제 자신에게 해온 자문자답입니다.

"움켜지고 놓지를 못하는 것은 탐욕 때문이라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입니다."라는 송봉모 신부님 성경대학에서 들은 말씀이 새삼 새록새록 다시 생각납니다.
"잘못 살았나?"
"아니야, 나름 잘 살려고 애쓰면서 왔어. 주님은 아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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