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 2월 19일 연중 제6주간 목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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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연중 제6주간 목요일 - 마르코 8,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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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며 꾸짖으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르 8,27-33)


<언제나 위안을 주시는 베드로 사도>

베드로의 생애를 묵상할 때 마다, 스승 예수님께 혹독하게 혼나는 베드로의 얼굴을 떠올릴 때 마다,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죽어도 따라주지 않았던 베드로, 그래서 자주 슬펐던, 그리고 우울했던 베드로의 모습을 바라볼 때 마다 제 개인적으로 많은 위안을 받습니다.

어찌 그리도 저와 빼닮았는지 모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제자로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래서 결심하고, 시작은 잘 하는데, 뒷받침이 그렇게 안 됩니다. 머리로는 분명히 될 것 같은데, 삶이 받쳐주지를 못합니다.

첫출발 때 목숨이라도 바칠 것 같이 달려들던 그 열렬한 마음, 예수님을 향해 활활 타오르던 그 불같은 열정, 순수한 신앙, 그런 초심을 항상 유지하고 싶었는데… 생각뿐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일단 용감히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워낙 신앙의 기반이 약하다보니, 의지력이 부족하다보니, 뱁새가 황새 쫒아가는 기분입니다.

베드로의 경우 ‘수제자’란 직분까지 맡다보니 거기서 오는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던 제자단이었습니다. 아직도 세속의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았던 제자단이었습니다. 아직도 영적인 삶보다는 육적인 생활에 익숙해있던 제자단이었습니다.

이런 제자단의 대표 격이었던 베드로는 예수님의 요청과 제자단의 미성숙 사이에 끼여 참으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학창시절, 돌아보니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담임선생님들께서는 당신들이 담당하셨던 학급에 문제가 생기거나 뭔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먼저 반장을 불러 혼을 내거나 족쳤습니다.

제자단의 반장이었던 베드로 역시 자신이 맡았던 직책상 무수히 교무실로 불려갔습니다. 제자들을 대표해서 혼도 엄청 많이 났습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서도 베드로는 제자들을 대표해서 예수님으로부터 엄청 야단을 맞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전혀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 옛 삶의 방식, 옛 사고방식을 떨치지 못하는 제자들, 무조건 인간적으로만 생각하는 제자들을 향해 엄청난 꾸중을 하시는데, 반장인 베드로가 대표로 꾸중을 듣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의 문제는 다른 무엇에 앞서 ‘십자가 신비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습니다. 인간 구원을 위한 은총으로 다가오신 ‘메시아 예수님에 대한 개방성 부족’이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예수님의 예언 말씀에 베드로는 크게 실망합니다. 그간 예수님께 걸었던 모든 기대가 수포로 돌아감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님을 꼭 붙들고 따졌던 것입니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이토록 우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깨달음에 도달하려면 한참 기다려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수제자로서의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오늘 우리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아직도 제대로 된 신앙의 눈을 뜨지 못한 우리지만, 아직도 고통의 신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지만, 그래서 너무나 부족한 우리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런 우리를 부르십니다. 제자로서의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복음 선포의 사도로 파견하십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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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말 알고 싶은 것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제 자신도 잘 모릅니다.
우선 제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부터 정리를 해 보아야겠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멍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