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 2월 24일 연중 제7주간 화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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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연중 제7주간 화요일-마르코 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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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 9,30-37)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창안자 예수님>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 가장 큰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공휴일이 많아지는 것도 큰 바람 중에 하나일지 모르겠습니다. 예상치도 않았던 특별 보너스가 지급되는 것도 엄청 기분 좋은 일이겠지요. 그러나 이런 바람은 한시적인 바람이겠습니다.

보다 본질적인 바람, 보다 차원 높고 실질적인 희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자신을 아껴주고, 신뢰해주고, 최대한 밀어주는 좋은 상사, 훌륭한 경영자를 만나는 일. 그런 분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 것, 그것이 아닐까요?

조직 구성원들을 지지하고 격려함을 통해 그들의 삶을 활짝 꽃피어나게 해주는 리더, 구성원들을 살맛나게 만들어주는 리더, 또한 그것을 자기 삶의 가장 큰 보람과 기쁨으로 리더, 이런 리더 어디 없을까요?

생각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고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오게 만드는 리더의 모습은 겸손하게 직원들에게 머리 숙이는 CEO의 모습입니다. 출근 시간 현관에서 직원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최고 경영자의 모습일 것입니다.

다행히 요즘 기업 경영에 새롭게 대두되어 각광받고 있는 용어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입니다. 서번트 리더십은 과거의 전통적, 권위적 리더십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지요.

서번트 리더십에서 조직의 리더, 혹은 CEO, 혹은 보스를 과거처럼 구성원들 위에 군림하는 존재, 섬김 받는 존재가 아니라 봉사하는 존재로 설정합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격려하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을 수하사람이 아니라 동반자로 여기며 그들에게 최우선적 가치를 부여합니다.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 그들의 성장을 돕는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이 서번트 리더십입니다.

서번트 리더십, 요즘 많이들 연구하고 있고, 일부 기업체에서 적극 반영해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는데, 사실 이천년 전 예수님께서 먼저 주창하신 리더십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하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길에서 누가 높은가 논쟁했던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서번트 리더십을 과제로 제시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 갈망은 인간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갈망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히브리 사람들에게 있어 ‘위대한 사람’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 갈망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은 종교집회 때, 법정에서, 공식적인 만찬석상에서 ‘누구 높은가’를 반드시 따졌습니다. 그리고 서열에 따라 자리를 배치했습니다.

이런 그들의 전통적 생활양식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인물이셨던 예수님에게 정말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형식주의와 관료주의를 하나하나 타파해나가십니다. 지니고 있던 근본적인 생각들, 기본적인 노선이 완전히 달랐던 서번트 리더 예수님이셨기에 사사건건 충돌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대, 분명히 서번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우리 사제 수도자들은 사목활동 개시와 더불어 원치 않아도 자연스럽게 조직의 리더로 서게 됩니다. 때로 경험이 일천한데도 불구하고 부임과 동시에 한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됩니다. 오랜 세월 묵묵히 일해 온 평신도들에게 송구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서번트 리더십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 사사건건 지독할 정도로 개입해서 권위를 휘두를 것이 아니라, 서번트 리더로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미덕이 요청됩니다. 오랜 세월 전문성을 쌓아온 실무자 평신도들에게 파격적으로 권한을 위임할 필요도 있습니다. 실무자들이 자긍심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큰 그늘과도 같은 존재가 요구됩니다. 내가 주인공이니, 내가 책임자이니, 반드시 내 중심으로 일이 돌아가야만 한다는 구시대 리더십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옛날 예수님께서 강조하셨던 서번트 리더십, 이제 우리 교회부터 적극 도입하고 실천해야 할 리더십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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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 ..."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이런 어린이'가
저의 미숙함과 허물을 일컸는 것이 아닐까요?
또 한 제가 일상으로 얼굴을 대하는 이웃의 미숙함과 허물이 아닐까요?
이 모든 미숙한과 허물을 껴 앉고 살아 가라는 말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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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는 모든 이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배려와 여유'를 ...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