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3월 7일 사순 제1주간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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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사순 제1주간 토요일 - 마태오 5,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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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태 5,43-48)


<극복되어야 할 ‘끼리끼리’ 문화>

잠시라도 집단적인 따돌림을 당해본 적이 있으십니까? 공동체로부터 배척받고 울며 돌아선 적이 있으십니까? 그도 아니라면 어떤 장소에 갔었는데, 군중속의 철저한 고독을 맛본 적은 없으십니까? 그곳에 있는 그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는 가운데, 그 누구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상황에서 난처한 얼굴로 머뭇거려본 적이 있으십니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탓에 저는 그런 체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마음 느긋하게 먹어보지만, 참으로 잊고 싶은 기억들입니다.

사실 인간사회에서 ‘끼리끼리’ 문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친분이 있는 사람, 안면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 만만하고 격의 없는 사람과 같은 식탁에 앉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겠지요.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라야지 지나치면 꼴불견이 되고 맙니다. 최근까지 학교 안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현상’ 그것처럼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일은 다시 또 없을 것입니다.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몇몇 청소년들과 자녀들 못지않은 충격으로 괴로워하시는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이건 정말 아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평생 가슴에 안고 가게 될 그 쓰라림, 그 악몽 같던 순간의 느낌, 그 상처가 떠올라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보다 폭넓은 사랑, 큰 사랑, 관대한 마음을 지닐 것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늘 열린 마음으로, 깨어있는 자세로, 큰마음으로 주변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혹시라도 우리 가운데 그 누군가가 철저한 소외감에 피 눈물 흘리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 그 누군가가 아무하고도 못 어울리고 혼자서 그 서먹서먹함을 힘겨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기 위해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그런 사람을 발견할 줄 아는 눈을 지닌 사람입니다. 기꺼이 그런 사람에게 다가설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제 겨우 16세의 나이에 노인들이 주로 걸리는 루게릭병(근육이 서서히 마비되어가는)에 걸려 절망 속에 살아가던 한 소년과 그를 끔찍이도 챙기는 천사 같은 친구의 아름다운 사연을 읽었습니다.

천사 같은 친구는 루게릭병으로 움직임이 불편한 친구의 손발이 되어주기 위해 학년 초만 되면 교무실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합니다. 제발 친구와 같은 반이 되게 해달라고. 정말 착한 친구이지요. 피보다 진한 우정에 감동된 선생님들께서는 흔쾌히 청을 들어주어 둘은 3년간 단짝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3년 내내 화장실 출입은 물론 급식, 수업준비 등 모든 것을 도와준 친구의 모습에서 예수님 사랑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 때로 너무 멀리 계신 듯 여겨지지만, 의외로 가까이 자리하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가장 가까운 이웃들 안에 계십니다. 특히 배우자 안에, 자녀들 안에, 친구들 안에 계십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사람들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고 계십니다. 매 순간 처리해야할 지긋지긋한 일상의 일들 안에, 별 일도 아닌데 견디기 힘든 굴욕감을 주는 사소한 사건 안에, 원치도 않은 병치레 안에 하느님은 살아계십니다.

세상만사 안에, 가장 가까운 이웃들안에 현존해계시는 우리의 하느님을 만나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오늘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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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리스도인으로서 남달리 살라는 말씀으로 이해합니다.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이들도 가슴에 함께 안고 살라는 말씀으로 이해합니다.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배려와 여유'로서 가슴에 품고 살기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