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3월8일 사순 제2주일…양승국 신부님
3월8일 사순 제2주일 - 마르코 9,2-10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마르 9,2-10)
<이 초라한 육신의 장막이 허물어지는 날>
‘부스럼’, ‘마른버짐’, 이런 말들 들어보셨습니까? 요즘도 가끔 이런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계신데, 전쟁이 끝난 후 아무것도 없던 시절, 영양 상태를 점검할 겨를이 없던 시절, 그저 배만 채워도 감지덕지이던 시절, 환경적 요인으로 저희 또래 중 많은 아이들이 이런 병을 끼고 살았습니다.
얼굴 여기저기가 허옇게 일어났습니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너무나 보기 싫어서 죽어라고 씻고 문질러 겨우 없앴는가 하면, 어느새 다시 일어났습니다. 머리카락 속은 부스럼으로 만발했는데, 약을 바르기 위해서 어머니는 부스럼 부위를 가위로 잘라내다 보니 그 몰골이 참으로 볼만했습니다.
거기다 선교사들을 통해 들어온, 별로 어울리지 않는 구호품 옷을 걸치고 있으니, 이런 저를 보고 친구들이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양아치’였습니다.
이런 저였는데, 많이 ‘발전한’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가 없군요. 놀라운 일을 제게 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바람을 지녀봅니다.
지금은 비록 이렇게 삭고 부석부석한 영혼이지만, 덕지덕지 때가 많은 영혼이지만, 주님의 도우심으로 언젠가 또 다른 변모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 말입니다.
이 초라한 육신의 장막이 허물어지는 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빛나는 구원의 갑옷을 입혀주시리라는 희망 말입니다. 그 때 우리의 얼굴은 성인성녀들과 더불어 별과 같이 빛날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이토록 고달파도, 이토록 부끄러워도, 이토록 힘겨워도 다시금 힘을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한평생 변화와 변모의 삶을 사셨습니다. 나자렛 예수에서 골고타 언덕 위 수난 당하시는 메시아에로 변화 인간 예수에서 만왕의 왕 그리스도에로 변화를 거듭 추구하셨습니다.
변화 변모 쇄신… 이런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제 개인적으로 씁쓸한 심정을 감출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 그토록 변화되기를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해왔지만 언제나 제자리를 맴도는 제 수도생활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정말 한번 보란 듯이 변화하고 싶지만 생각뿐이요 다짐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생은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최종적으로 바라시는 것은 변화 일 것입니다. 부정적 사고방식에서 긍정적 사고방식에로 변화 비관적 인생관에서 낙관적 인생관에로 변화 폐쇄적 생활에서 개방적 생활에로 변화를 요구하십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얻게 될 상급은 영적 눈이 뜨이는 것입니다. 마음의 눈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매일 만나는 형제들을 순간마다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형제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모상을 뵙게 될 것입니다.
영적 눈을 뜨게 될 때 우리 영혼이 얻게 될 선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것입니다. 한번 영적 눈을 떠보십시오. 지금까지 삶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부여될 것입니다. 그 삶이야말로 변모의 삶이요 회개의 삶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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