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5일 주님 공현 후 화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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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주님 공현 후 화요일 - 마르코 . 6,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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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저들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촌락이나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 것을 사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제자들은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그들을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가서 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알아보고서, "빵 다섯 개, 그리고 물고기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명령하시어, 모두 푸른 풀밭에 한 무리씩 어울려 자리 잡게 하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백 명씩 또는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았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빵 조각과 물고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빵을 먹은 사람은 장정만도 오천 명이었다. (마르 6,34-44)


“빵을 많게 하신 기적으로 예수님께서는 예언자로 나타나셨다.”


<고향 가는 차비>

오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복음 말씀을 묵상하다가 언젠가 찾아온 한 형제 생각이 났습니다.

본당으로도 많이 찾아가지만 수도원으로도 종종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찾아오지요.

보통 자신이 현재 처한 난감한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마지막으로 하시는 말씀들은 "고향으로 내려가는 차비만 좀 해 달라"는 말씀이지요.

그럴 때 "고생 이제 그만 하시고 정말로 고향 내려가셔서 편히 사시면 좋겠다." 마음이 들어 직접 영등포역까지 함께 가서 표까지 끊어 기차를 태워드리곤 합니다.

그런데 그때 오신 분은 요구하는 액수가 벌써 달랐습니다. "포장마차라도 한번 해보려는데, 단 한 푼이라도 가진 종자돈이 있어야 리어카를 사든지 안주를 사든지 뭘 해보지요" 하시면서 "큰 걸로 한 장만 어떻게 안 되겠냐"고 자꾸 졸라대셔서 말리느라 혼났습니다.

사실 그분 표현대로 "맨땅에 헤딩하기"는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완전한 바닥에서 다시 일어서기란 정말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뭔가 작은 사업이라도 다시 한 번 시작해보려면 어느 정도 가진 돈이-종자돈-있어야 뭐든 해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됩니다.

기적을 일구어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하느님의 역사하심, 함께하심, 도우심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종자돈-인간 측에서의 성의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인간 스스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아무런 열의나 간절한 마음도 없이 그저 모든 것을 하느님께만 맡겨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많게 하는 기적을 행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빵이 몇 개나 되는지 가서 알아보아라."

제자들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수소문한 끝에 겨우 손때 묻은 빵 다섯 개와 말라비틀어진 물고기 다섯 마리를 찾아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보잘 것 없는 음식을 종자돈 삼아 큰 기적을 이루어내십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빵과 물고기를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으며 먹은 사람은 남자만도 오천 명이나 되었다"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 기적 역시 한 소년의 작은 나눔에서 출발된 것입니다.

이 어려운 시절의 슬기로운 극복 역시 그 누군가의, 아니 바로 우리 자신부터의 작은 나눔과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시작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크게 한번 마음먹고, 크게 한번 희생해서 기꺼이 자신을 내어 놓을 때 이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 역시 움켜쥐고 있던 주먹을 펴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이 시대 또 다른 기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의 관대한 마음, 이웃의 고통에 기꺼이 동참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하루가 되길 빕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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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삶의 자리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하라고 하십니다.
그래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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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도와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무엇을 어디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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