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6일 야곱의 우물 - 유시찬 신부와 함께하는 수요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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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마르 6,45-52)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시는 사건인데, 이는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을 일으키신 직후의 일입니다.

먼저 바라볼 것은 빵의 기적이 일어난 후의 사건 현장 모습 내지 분위기입니다. 어쩌면 아직도 그 기적 사건의 여향이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모습, 제자들의 모습, 예수님의 모습 등을 잘 살펴봤으면 합니다.

그 분위기 속에서 제자들을 떠나보내시고 군중도 돌려보내시는 모습을 본 후, 혼자 기도하려고 산에 가신 모습을 뒤쫓아가 봅니다. 예수님 모습에서 무엇이 느껴지는지, 예수님의 심장소리가 들려오는지, 깊은 내면의 고요 속에 머물며 미세한 진동들을 감지해 봤으면 합니다.

그러곤 맞바람에 노를 젓느라 애먹고 있는 제자들 모습 내지 분위기와 호수 위를 걸어 그쪽으로 가시는 예수님 모습을 대조적으로 바라봅니다. 새벽녘 호수 분위기도 더불어 살펴봤으면 합니다. 이때도 다른 여타 복음관상과 마찬가지입니다만, 그저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 한 장면 보듯 바라봐선 부족합니다. 깊은 관심과 사랑 속에 흠뻑 젖어든 채 봐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제자들의 모습도 살펴보십시오. 제자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고 했는데, 성경에 이처럼 한두 마디로 정리되어 있는 듯해 보인다 해서 너무 거기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기도 중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대로 맡겨둔 채 깨어 있으면서 알아들었으면 합니다. 그러면 성령께서 여러분 각자를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이끄시면서, 신선하면서도 힘에 넘친 물 한 잔 먹여 주실 터입니다.

유 시찬 신부 (예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