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7일 주님 공현 후 목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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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주님 공현 후 목요일-루카 4장 14-2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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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루카 4, 14-22)


<눈처럼 내리는 하느님의 은총>

2000년 대희년을 보낸 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그때 참 대단했습니다. 희년은 50년 주기로 계산하는데, 한 세기를 마감하고, 새천년을 시작하는 희년이었으니 대희년이라고 불렀습니다.

수많은 신자들이 로마로,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교황청에서는 이스라엘이나 로마 성지순례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각 지역교회에 대희년 기념 성당을 지정해 순례하도록 하고 희년에 걸맞게 전대사의 은총을 베풀었습니다.

희년에 대해서는 레위기 25장 8-55절에 잘 언급되고 있습니다. 희년 계산법, 대속죄일의 선포, 휴경에 관한 규정, 노예 해방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희년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상이었던 평등공동체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희년법을 통해 다시 한 번 평등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희망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희년이 되면 채무를 탕감해주고, 노예에게 자유를 주고, 수감되어 있던 죄수들에게도 사면을 베풀었습니다. 더 나아가 가축, 땅에게까지 휴식의 시간을 주고자 했었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은 대희년 중의 대희년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회당에 들어가시어 이사야 예언서의 한 구절을 당당하게 낭독하시는데, 이는 곧 새로운 대희년의 선포인 것입니다. 이번 대희년은 그 이전의 모든 희년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대희년입니다. 그 이전의 희년들이 제한적인 희년이요 국지적인 희년이었다면 예수님의 선포로 인한 대희년은 인류 전체를 해방하는 총체적인 희년이요 보편적인 대희년입니다.

함박눈이 전국을 덮었습니다. 그 눈을 바라보며 우리 머리 위로 내려오는 하느님의 은총을 생각했습니다. 눈이 내릴 때 어떤 집만 내리고 어떤 집은 피해가지 않습니다. 어디든 빼놓지 않고 온 천지를 골고루 하얗게 뒤덮습니다.

예수님의 대희년 선포를 통한 하느님의 은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선인이든 악인이든, 그간 잘 살아왔던, 형편없이 살았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희년에는 생명 붙어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빼놓지 않고 풍성한 은총이 내립니다.

언젠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이 기억납니다. 깨어나 보니 제 몸에는 이런 저런 호스가 세 개씩이나 붙어있었습니다. 하나는 코를 통해서 식도까지 들어가 있었습니다. 정말 답답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병세가 호전되면서 우선 그 호스부터 빼게 되었는데, 그 순간의 해방감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억압이란 것, 부자유라는 것, 그렇게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은혜롭게도 예수님의 도래로 인해 이제 그간 우리를 속박해왔던 갖은 형태의 부자유와 억압에서 우리는 해방되었습니다. 더 이상 우리를 옥죄이는 고통은 사라질 것입니다. 더 이상 가슴 답답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피눈물 흘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대희년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기 위해서 이 땅에 탄생하신 예수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우리도 더 이상 그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는 것입니다. 더 이상 속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가 자유로워지고, 그의 인생이 활짝 꽃피어나고, 그가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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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은
가난한 이
잡혀간 이
눈먼 이
억압받는 이들을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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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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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하여 남은 삶을 살아 갈 것인지를 생각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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