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16일 연중 제6주간 화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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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 연중 제6주간 화요일 - 마르코 8,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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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 ?” 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 8,14-21)


<멀고도 먼 깨달음의 길>

제자들이 깜박하고 빵을 안 가져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젠 수련을 마치고 떠나간 형제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한번은 멀리 야외로 소풍을 갔을 때였습니다. 오랜만에 삼겹살을 구워먹기로 했습니다. 다들 잘 준비하는 것 같아 안심하고 소풍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웬걸, 가장 중요한 준비물인 가스버너를 안 챙겨왔더군요. 쫄쫄 굶고 돌아왔습니다.

다음번 갈 때였습니다. 이번에는 각별히 당부도 했습니다. 다들 대답들은 시원시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번에는 현관 앞에 둔 고기를 또 깜빡하고 안 가져왔더군요. 라면만 잘 끓여먹고 왔습니다.

오늘 제자들도 비슷한 체험을 했습니다. 배를 저어 호수 한 가운데로 나오고 나서야 빵을 안 가져온 것을 알았습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수련장’인 예수님으로부터 야단맞을까봐 지레 겁부터 먹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순간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던지셨습니다.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그 순간 제자들은 “누룩이라! 스승님께서 빵 안 챙겨 온 것을 아셨구나. 이제 혼 좀 나게 생겼구나.”며 혼 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빵 담당자, 넌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냐? 이게 벌써 몇 번째냐? 정신 좀 차려라.”며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코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하신 누룩과 관련된 말씀은 전혀 다른 차원의 말씀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완벽하게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룩은 반죽을 부풀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요. 이 문맥상 ‘바리사이의 누룩’ ‘헤로데의 누룩’이란 말의 의미는 다분히 부정적인 의미입니다. 여기서 누룩은 ‘악한 기운’ ‘악한 세력’ ‘부정적 영향력’등을 의미합니다. 빵과 관련된 말도 전혀 아니었던 것입니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가 지니고 있는 악한 기운, 악한 세력, 부정적 영향력을 조심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사실 그들은 속빈 강정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겉은 그럴듯하게 꾸미고 다녔지만 내면은 형편없었습니다. 실제로는 ‘쥐뿔도 아닌’ 사람들이었는데, 엄청 자신들을 부풀린 사람들이었습니다.

겉으로는 하느님의 율법을 외치고 다녔지만 실제 삶은 하느님 사랑과 반대되는 율법지상주의, 사악, 교만, 거짓, 죄로 얼룩져있었던 것입니다.

남은 빵조각을 모은 광주리 숫자처럼(일곱 광주리, 열두 광주리) 예수님의 가르침은 더 할 나위 없이 완전하고 완벽합니다. 그분의 가르침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포함한 제자들의 깨우침의 길은 멀고도 먼 길이었습니다. 일곱입니다, 열둘입니다, 대답은 시원시원하게 잘 합니다만, 가르침의 핵심, 진수는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깨닫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완고함 때문입니다. 수용성 부족 때문입니다. 경청하는 능력의 부족 때문입니다.

자신을 낮추고 낮춰, 갈고 또 갈아, 마음의 문을 열고 또 열어, 최선을 다해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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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말씀과 삶의 자리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

나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먹고 사는 것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보니
다른 것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습니다.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항상 함께 하시며
먹여주고 재워 주신 주님을 기억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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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