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벌악(賞善罰惡)

상선벌악(賞善罰惡)

하느님은 죽은 후 선한 일을 행한 사람에게는 상을 끝없이 주시고, 악한 일을 행한 사람에게는 벌을 끝없이 주심.
글자 그대로 선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상이 있고 악한 일을 행한 사람에게는 벌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때의 상과 벌은 이 세상에서 받는 상과 벌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서 받게 되는 상과 벌을 말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하느님께 상을 받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서부터 천국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때 천국은 장소적 개념이 아니라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하는 삶의 상태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하느님께 상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답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믿고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하느님과 우리의 역할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만드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도움이 전혀 없이 우리를 만드셨으나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데려가실 때는 우리의 도움을 절대로 필요로 하십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모든 신앙생활에 우리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생활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깨닫는다면 매사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되고 잃은 것이 있더라도 아쉬워하지 않고 그것이 원래의 제 자리로 돌아갔다고 여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내가 가진 재물뿐 아니라 시간의 30분의 1도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 기꺼이 봉헌한다면 그것이 곧 감사하는 삶의 한 모습이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에 있는 '사해'는 지대가 너무 낮아 여러 강물로부터 들어오는 물을 받아들이기는 하는데 다른 곳으로 내보낼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 '사해'에는 소금기가 지나치게 많이 축적되어 어떤 생물도 살아갈 수 없게되었고 결국 죽음의 바다, '사해'가 되었습니다. 내가 받은 것을 내가 속한 공동체에, 사회에 환원시킬 때 우리의 삶이 진정 살아있는 생명체의 삶,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시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두 번째 방법은 '기도하는 생활'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기도가 하느님과 내가 대화하는 것이라고 할 때 늘 기도한다는 것은 늘 하느님과 같이 있고자 함을 의미합니다. 그분께 많은 청원기도를 드린다는 것은 그분을 그만큼 온전히 신뢰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하면서 내 뜻이 아닌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시도록 기도하신 예수님을 닮은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똑같은 무게를 지닌 두 번째 계명 '이웃 사랑'을 실천하자면 제일 먼저 누가 나의 이웃인지를 알아야겠습니다.

루가 복음 10장 25절에서 30절에는 착한 사마리아의 비유 말씀이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누가 진정한 이웃인가 하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즉, 종족이나 종교, 성별, 나이, 신분에 상관없이 구체적으로 나에게 사랑의 행위를 베푼 사람이 나의 이웃이라는 결론입니다. 뒤집어 말한다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이 나의 이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은 이런 의미에서 가장 일차적인 나의 이웃입니다. 미워하는 사람을 마음으로부터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의지를 갖고 구체적인 작은 화해의 행위(예를 들어 전화를 건다든 지, 카드를 보낸다든 지)를 시도함으로써 우리는 이웃과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용서하라는 말씀이며,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원수를 만들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내 안에 있는 선과 악의 양면성이 모든 사람에게도 공통적으로 존재함을 인정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 가며 살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삶을 살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서 큰 사람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