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내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언젠가 살게 되는 꿈이 있습니다. 흑인 어린이들이 백인 어린이들과 형제자매처럼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노예해방선언을 한 워싱턴의 에이브러햄 링컨 동상 앞에 모인 25만명 흑인들에게 마틴 루터 킹 (1929 ~ 1968) 목사는 흑인과 백인이 하나 되는 세계에 관한 자신의 소박한 꿈을 역설했다.

1963 년 8월 28일 이 날 워싱턴 행진에서 킹 목사의 열변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차별의 족쇄를 찬 채 걸름거리며, 가난의 섬에 고립되어 미국 사회의 구석진 곳에서 고통 당하는 2,000만 흑인 형제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워싱턴의 이 집회 장면은 전 세계로 방영되었고 인류의 미래에 강한 확신과 용기를 주었다. 전 세계는 그 이듬해 비폭력주의 민권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은 그에게 노벨 평화상으로 경의를 표했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킹은 "백인을 사랑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라는 부모의 가르침을 받아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침례교회 목사가 되었다.

백 인 기득권층과 정부의 공권력에 압도적으로 열세에 있던 흑인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킹은 "여러분의 원수들을 사랑하시오."(루가 6,27) 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사랑의 힘을 주장한 간디의 비폭력 저항주의를 접합시킨 사회개혁 방법을 찾았다.

백인의 인종 분리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피와 폭력을 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흑인 평등권 운동은 더욱 빛났으며, 킹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호소는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감옥을 제 집 드나들 듯 하며 민권운동을 지휘했던 진정한 투사 킹은, 1968년 4월 4일 미국 멤피스에서 괴한의 총탄에 맞고 그만 쓰러지고 말았으니 39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미국이 특정인의 생일을 국경일로 삼은 것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마틴 루터 킹, 단 두 사람 뿐이다. 나라를 세운 사람이 워싱턴이라면 흔들리는 나라의 균형을 바로 잡아준 사람이 킹이다. 조상의 신분과 피부색을 초월하여 모든 인간이 자유와 평등 속에 함께 살도록 결정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이다.

미국 가톨릭 교회 주교들은 2000년 1월 15일 교황 요한 바울로 2세가 20세기 순교자들의 명단을 발표하는 2000년 대희년 5월 7일, 킹 목사를 시민운동의 선구자로 순교자에 지명되기를 천거했다. 이에 교황청은 침례교도임에도 킹 목사를 '20세기 신앙의 증인'으로 선포 하였다.

총탄에 맞고 쓰러지면서 킹은 20세기 인류의 가슴에 자유 평등의 숭고한 정신을 새기는 영원한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