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에게서 메일은 진작 받았지만 사진과 같이 올리려고 기다리다 보니 꽤 늦었네요...
수녀님 글과 함께 Simona 할머니의 사진을 몇 장 같이 올립니다.
...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그 분이 만약 내 어머니이고, 내 가족의 한사람이라면 ...

산호세의 들꽃들과 함께 하시고자 하시는 분은 연락주세요. (jdyoon [at] gctsemi [dot] com)

안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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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를 빕니다

형제님,
오늘 산호세 주임신부님께 미국을 다녀와서 저희 수녀들이 하게 된 일들에 대하여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진료소를 준비하는 일은 많이 구체화되어서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에 이어, 이번 주일에는 집을 수리할 수 있는 젊은이들과 다시 만나서 어떻게 수리가 가능한지에 대한 방법과 필요한 비용들을 논의하기로 했어요. 이곳 주민들이 아주 기뻐하고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있어요.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는 수련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지역의 빈곤자들을 돕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공동체 수녀님들의 배려를 받아서 본격적으로 빈민들을 방문하기 시작했어요.

이 지역의 나이든 대부분의 인디오들은 자신들의 부족 언어인 케츄아어만 할 수 있어서 제 서투른 스페인어에 통역까지 필요한 상황이지만 ... 어제는 3년전부터는 걷지를 못해서 두 발과 두 손으로 기어다니면서 생활하고 있는 독거노인을 방문했습니다.

홀로 평생을 살아오신 할머니에게는 마찬가지로 혼자사는 남동생이 있어서 가끔 누나를 도와주러 오기는 하지만 ... 그 또한 노인이고 자신의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사람이어서 ... 가축우리보다 더 험한 흙바닥에 살면서 한쪽에는 옷가지를 또 다른 한 쪽에는 냄비와 물그릇 등을 늘어놓고 네발로 기어다니면서 살고 있는 할머니 ...

미국이나 한국에 사는 이들에게는 상상을 넘어서는 험한 삶이지만 ... 십자가상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께 대한 사랑으로 가득찬 삶을 살고 있는 그분의 얼굴에는 평화가 있었고, 자신이 아직 살아있고, 가끔씩 찾아와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거처에서 유일하게 볕이드는 가장 좋은 곳, 작은 탁자 위에 커다란 십자고상과 함께 어머니 마리아상을 모셔놓았고, 그 앞에는 시들지 않은 꽃이 꽂혀있었습니다.

정말 어디에서 무엇부터 도와드려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그 분이 만약 내 어머니이고, 내 가족의 한사람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방문을 마치고 내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맨 무릎, 맨 손으로 흙바닥을 기어다녀서 무릎이 험하고 통증이 있는 그 할머니를 위해 우선은 특별한 무릎보호대를 만들어드리고, 손에도 장갑비슷한 것을 챙겨드리려고 합니다.

때로 힘겹고 걱정되는 일도 있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 지금이 제 인생에 가장 은혜로운 시간임을 가슴깊이 느끼며 ... 모든 것에 감사하며 다만 주님 사랑의 삶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형제님,
삶의 자리에서, 하시는 일들 안에서 주님의 사랑이 차고 넘치는 날들이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07년 5월 4일
볼리비아에서, 테오도라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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