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7일 주님 공현 후 월요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탈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자리를 잡으셨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그분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 간질 병자들과 중풍 병자들을 그분께 데려왔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셨다. 그러자 갈릴래아, 데카폴리스, 예루살렘, 유다, 그리고 요르단 건너편에서 온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마태 4,12-17.23-25)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다 그분에게서 받게 됩니다. 우리가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 마음에 드는 것을 하기 때문입니다."(1요한 3,22)
오늘 오후 오랜만에 TV 앞에 앉았습니다. 집중력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TV 알레르기 증세인지 몰라도 저는 5분을 견디기가 힘듭니다. 아무리 흥미진진한 드라마, 아무리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라 할지라도 제게는 상관이 없지요. 5분내에 그냥 잠이 들어버립니다.
오늘도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정신없이 졸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면서 슬쩍 바라다본 TV 화면에는 한 장애인의 삶이 소개되고 있었는데, 완전히 잠이 달아날 정도로 감명 깊은 내용이었습니다.
두 팔이 완전히 없는 장애인 청년이었는데, 중증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얼마나 맑고 천진난만하고 건강한 얼굴인지 깜짝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그 청년의 미소가 얼마나 찬란하던지 사람들은 "살인미소"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청년의 의지력이었습니다. 두 팔이 없는 자신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두 발뿐이란 것을 알아차린 청년은 그 순간부터 처절하고도 지루한 "발과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두 발에 모든 것을 겁니다. 두 발을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고 두발에 목숨을 겁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장래 희망인 청년은 셀 수도 없이 컴퓨터 분해조립연습을 되풀이했습니다. 순전히 발로 말입니다. 수 만 번에 걸친 연습 끝에 이젠 분해 조립하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웠습니다. 한쪽 발로 나사를 잡고 다른 한쪽 발로 드라이버를 돌리는 동작이 마치 손으로 하는 것처럼 능숙했습니다.
식구들과 함께 밥상 앞에 앉은 청년의 모습이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해 보였지만, 이젠 아주 능숙하게 밥숟가락을 사용하며, 멀리 있는 반찬까지도 별 어려움 없이 집어오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웠습니다.
청년의 삶이 세상에 소개되면서 꿈에 그리던 소망이 이루어졌습니다. 취직이 된 것입니다. 컴퓨터 디자이너로 말입니다. 자신이 멋있게 디자인한 학교 팜프렛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는 청년의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 서두에서 요한 사도는 이렇게 외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다 그분에게서 받게 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후한 분이십니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흘러넘치도록 은총을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의 몇 백 배 몇 천 배의 것을 주시는 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지난 삶을 조금만 돌아보면 즉시 알 수 있지요.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말입니다.
결국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자신에게 없는 것,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보니 자신에게 부여된 모든 것을 소중히 여깁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재능이라도 최대한 발휘되도록 온갖 정성을 다합니다. 마치 오늘 소개해드린 두 발로 모든 것을 다 이루어낸 청년처럼 말입니다.
하느님 앞에 실현 불가능한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을 신뢰한다면, 그분의 자비를 믿는다면, 그리고 거기에 우리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하느님 앞에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특별히 우리가 청하는 것이 이웃의 선익을 위한 것이라면, 세상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것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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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주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자 마자 말씀하십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어두움과 죽음으로 부터 빛과 생명으로 돌아오라하십니다.
인간인지라 밫과 생명이신 주님께로 되돌아 왔다 싶으면
어느새 어둠과 죽음으로 돌아서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매일미사에서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 주님께로 다시 돌아섭니다.
그리고는 빛과 생명으로 살아가는 행동지침을 아주 구체적으로 시범을 보여 주십니다.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라고 하십니다.
주님,
아직도
시간이 되면
밥벌이에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
.
.
이런저런 핑게를 찾고 있습니다.
주님, 제 몸이 마음 따라 움직일 수 있게 이끄소서. 아멘!
아멘..
새해들어..
형제님의 복음묵상이 다시 시작된 것을 감축드립니다.
나눔은 풍족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내가 힘들때 조금이라도 나누면 그 가치는 몇곱절이 될 것입니다.
2주일 동안 놀러 다니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삼지사방 돌아다니다 보니 묵상글 읽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이제 정신 차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나눔도 나눔이지만
묵상하는데 제자신이 엄청 도움을 받습니다.
관심 가져주시어 감사...
감기는 좀 어떠하신지요?
안셀모
아니 벌써...
다니엘 형제님!
여러 화살, 발칸포 등등 맞으시고도 건재 하시네요. 후후후..
아뭏든 감기 잘 돌보시고, 빨리 회복 하시구요.
그러네요, 형제님 묵상글과 같이, 나도 매일 핑게를 댑니다.
난 하느님을 몆번째에 두고 있을까?
항상 순간 순간 생각 합니다.
오늘 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