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1일 연중 제3주간 금요일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마르 4,26-34)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 바라볼수록 안타깝습니다. 한창 꽃피어나야 할 그들이건만, 엄청난 무게의 짐을 하나씩 등에 지고 지척지척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갈팡질팡하는 교육정책, 교육철학의 상실, 설설 기는 공교육, 하늘높이 치솟는 사교육, 교육의 총체적 위기 상황, 그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우리 청소년들입니다.
그러나 한숨만 쉬고 있어서는 안 될 이유가 있습니다. 이토록 열악한 교육풍토 속에서도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묵묵히 자신을 불사르고 있는 ‘참스승’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없이 인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시작하는 ‘참스승’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선생님을 뵙고 참으로 기뻤습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아이들을 끔찍이도 생각하는 스승입니다.
아이들보다 1시간 먼저 학교에 도착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다리는 스승입니다. 마음이 쓸쓸하고 허전한 아이들을 날마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스승입니다. 울고 있는 아이들의 눈물을 매일 닦아주는 스승입니다.
아이들의 담임교사이자 국어교사, 상담교사이면서도 부모로서의 다중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한 스승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방학이 오면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한 보다 유익한 교육 자료 수집을 위해 길고도 긴 여행을 떠납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로 가득 찬 수업에 아이들은 무척이나 행복해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참으로 감명 깊었습니다.
“인간은 홀로 고립된 섬이 아님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날은 애인을 만나러가는 여인처럼 아침부터 마음이 달뜹니다. 아이들의 얼굴 한번 보는 것이 제겐 가장 좋은 보약입니다.”
오늘 복음은 청소년들과 매일 삶을 나누는 부모나 교육자들에게 참으로 의미 있고 유익한 내용의 복음입니다.
오늘 복음은 인간교육이 강제로, 억지로,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순리에 따라, 자연스런 흐름에 따라, 적절한 분위기 안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 섭리의 손길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아이는 전혀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데, 부모나 교사만 욕심에 가득차서, 이것 저 것, 수많은 잡다한 것을 주입할 때, 아이의 머리는 당연히 혼란 상태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차근차근, 아이의 상황을 살펴가면서, 섭취된 것에 대한 소화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안색을 봐가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릅니다.
오늘도 아이들 때문에 고생이 많으신 부모님들, 교육자들, 다른 무엇에 앞서 인내의 덕을 쌓아나가시길 바랍니다. 때로 하느님께서 활동하실 영역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오늘 우리 아이들이 모자라고 형편없어보일지라도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면,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풍성한 결실 맺을 날이 반드시 올 것임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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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면,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풍성한 결실 맺을 날이 반드시 올 것임을 기억하면서 살아야 겠습니다.
먼 앞을 내다보면서
그냥 지켜 봐 주는 그런 애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