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5/1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노동자 성 요셉)…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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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요한 16장 16-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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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그들은 또 “‘조금 있으면’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내가 말한 것을 가지고 서로 묻고 있느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요한 16,16-20)


<화사한 날개와 기다림의 껍질>

얼마 전 우연히 어느 미술품 가게에 걸려있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불타는 하늘을 배경으로 황금빛 나비가 날개를 펴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당신의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이다.”라는 제목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포스터 왼쪽 아래 구석에 빈 번데기고치 껍질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화려한 날개와 예술작품이 결코 저절로 되지 않음을 아프게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옛것을 버리고 고치를 짜는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영혼을 빚는 우리는 번데기고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화사한 새 날개가 있는 곳마다 구석 어딘가에는 늘 기다림의 껍질이 있는 법이다.”(수몽크 키드 저, ‘기다림’, 복 있는 사람들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떠나감’으’로 으로 당혹해할 제자들을 위로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제비새끼 같은 어린 자녀들만 집에 두고 집밖으로 나서는 부모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엄마, 아빠, 금방 돌아올 테니, 아무 걱정들 말고 사이좋게 잘 놀고 있어”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당신의 부재로 인해 우선 답답하고, 우선 힘겹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라는 당부입니다.

기다림, 그것은 가슴 설레는 영적 사도직입니다. 기다림이란 영혼의 깊은 바닥, 심오한 하느님의 사랑, 삶의 뿌리로 내려가는 작업입니다.

제대로 기다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완강하게 거부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합니다. 진정한 기다림이란 내 영혼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거짓 자아의 가면을 벗어버리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삶의 중요한 전환기가 닥쳐올 때 마다 기다리셨습니다. 광야에 나가셔서 하느님 아버지의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셨습니다. 동산에 올라가 밤을 지새우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리셨습니다. 결국 십자가형에 처해진 후 무덤 속에 들어가셔서 영광스런 부활을 기다리셨습니다. 예수님의 일생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 땅 위에 실천하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조금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조금만 기다리라는 예수님의 말씀,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인지 모릅니다. 오늘 아무리 우리 삶이 비참해도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나날이 아무리 궁핍해도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인생이 아무리 흔들린다 할지라도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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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떠나시는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근심이 태산이십니다.

근심 걱정이 마음먹기에 따라 기쁨으로 변했던 체험이 있습니다.
어려움이 은혜로 다가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파스카(건너뜀)를 위한 주님께로의 주파수 고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신앙의 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오늘 노동자 성 요셉 축일입니다.
가족부양을 위한 일상의 일터,
그기에 함께하시는 주님을 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셀모

아, 오늘이..


5월 1일 노동절이군요. 노동의 기쁨을 만끽하고, 노동의 존귀함과 소중함을 생각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분들의 노동의 결과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이란 말씀의 구절은 저 자신도 많이 듣고 쓰는 말이죠.
'조금 있으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조금 있으면' 지금의 고통은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가 올것이다.
'조금 있으면' 어떤 희망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희망을 품고, 인내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