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6/10 연중 제10주간 화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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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연중 제10주간 화요일-마태오 5장 13-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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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 5,13-16)


<어죽을 끓이다가>

반가운 손님들이 오셔서 어죽을 끓였습니다. 강을 끼고 있는 지방에서는 어죽들을 많이 드시는데, 제대로 끓인 어죽 한 대접 땀 뻘뻘 흘리면서 먹고 나면 기분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모릅니다.

제대로 끓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만만치 않게 소요됩니다. 먼저 바깥에 큰 솥단지를 걸었습니다. 갓 잡아온 민물고기를 손질해서 물과 함께 솥에 넣어 푹 끓였습니다. 뼈가 부드러워질 정도로 푹 끓여 껄쭉하게 되고나면 체를 이용해서 뼈나 가시를 걸러냅니다.

잘 우려낸 국물을 다시 큰 솥에 넣은 다음 불린 쌀, 국수, 수제비를 넣고는 계속 젖습니다. 텃밭에서 따온 부추, 아욱, 파도 넉넉히 집어넣습니다. 마늘이나 후추, 고추도 양념으로 넣습니다. 점점 그럴듯한 어죽이 되어가는 것 같아, 큰 기대를 안고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았습니다.

결과는?

‘이게 아닌데’였습니다. 영 아니었습니다. 뭔가 빠졌습니다.

원인은 바로 소금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소금의 위력을 절실히 체험했습니다. 아무리 많은 종류의 갖은 양념을 하고, 몸에 좋은 재료란 재료를 다 집어넣는다 해도 소금 빼먹으면, 제대로 된 요리가 불가능합니다.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조금도 튄다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음식 안으로 녹아들어가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내는 소금, 참으로 고마운 양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요즘같이 더워지는 때, 물고기를 잡으면 금방 상합니다. 빨리 배를 따서 소금을 뿌리고 햇볕에 말리면 최곱니다. 나중에 구워먹으면 맛이 기가 막힙니다.

따지고 보니 소금의 역할이 참 다양합니다. 음식의 부패를 방지하는 막중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소금처럼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 특징이 한 가지 있는데, 소금이 지닌 특징과 유사합니다.

자신의 선행을 표시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행한 봉사에 대해 절대로 자화자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부패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감칠 맛 나는 공동체 건설을 위해 헌신하지만 소금처럼 표시를 내지 않습니다. 소리 없이 공동체 안으로 녹아들어갑니다.

이런 분들은 밤하늘을 밝히는 빛나는 별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세상의 소금이자 빛인 분들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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