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6/11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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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마태오 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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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마태 10,7-¬13)


<세상에 지칠 때, 가슴 아픈 일이 생길 때>

지역주민들을 위해 제반 시설을 활짝 개방한 본당들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문화행사를 별로 접하지 못하는 지역주민들(신자건 비신자건, 타 종교인이든 따지지 않고)을 대상으로 성전의 여러 공간들을 기꺼이 내어놓는 시도는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때로 정말 귀찮은 일이고, 또 짜증나는 일도 많이 생기겠지만, 열린 교회, 열린 본당, 오늘 우리 교회가 추구해야 할 길입니다.

가톨릭 신자인 우리끼리만 잘 먹고 잘 지내고, 우리끼리만 오붓하게 둘러앉아 경건하게 미사 드리고, 우리끼리만 그렇게 천상행복을 맛보는 그런 교회는 잘 못 되도 크게 잘못된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세상을 향해 언제나 개방되어있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끊임없이 세상 한 가운데로, 가난한 이웃들 사이로 내려가야 하는 교회여야 합니다.

끼리끼리 문화를 조장하는 교회, 지나친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교회, 우월감에 젖은 교회, 독버섯과도 같은 폐쇄성을 지닌 교회는 본질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있는 것입니다.

본당 신자들 관리하는 업무며, 성무집행만 해도 손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판국에 어떻게 해서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이 가진 바를 나누려는 본당들의 모습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본당 내 유치원이나 공부방, 놀이방을 설치해서 맞벌이하는 부부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기도 합니다. 무척 성가신 일 일텐데, 본당 차원에서 독거노인들이나 행려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을 직접 데리고 키우시는 스님이나 신부님, 수녀님들도 계십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일입니다.

교회의 일 년 예산 가운데 과연 몇 퍼센트나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자선사업에 할당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일입니다. 한 초대형 교회의 일 년 예산 목록을 보고 그 액수가 커서 놀라기도 했지만, 자선사업에는 단 1%도 배정되지 않는 것에 더 놀랐습니다. 교세확장도 중요하고, 신자 재교육도 중요합니다. 전례활동을 위한 각종 설비 투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본성상 자선사업은 그 어떤 다른 지출항목에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당부하십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수도원이며, 우리가 소속된 본당이며, 운영하고 있는 각종 사업이며...곰곰이 따져보면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성직자나 수도자가 책임을 맡고 운영하고 있지만 절대로 그들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주님 때문에, 주님의 백성들 때문에 그들 손에 한시적으로 맡겨진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당연히 가진 바를 기꺼이 나눠야만 합니다. 주님으로 인해, 주님 때문에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것이니만큼 주님을 위해서, 세상 한 가운데 머물고 계시는 또 다른 주님인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서 과감하게 예산이 배정되고 아낌없이 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자이든 비신자이든 타 종교인이든 그 누구든 스스럼없이 교회를 찾아오길 바랍니다. 교회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환대하길 바랍니다. 세상에 지칠 때, 가슴 아픈 일이 생길 때 언제든지 찾아와서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우리 교회, 부담 없이 차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는 교회, 그래서 그들이 다시금 힘을 얻고 힘차게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우리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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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거저 받은 것이건만...
마냥 움켜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싶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베푸는 기쁨을 한번이라도 느끼면서 보내는 하루가 될 수 있기를...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