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0/13 연중 제28주간 월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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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연중 제28주간 월요일-루카 11장 29-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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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루카 11,29-32)


<기적 중의 기적>

인간이 지닌 심리적 특징 가운데 특별한 것이 ‘호기심’입니다. 어디 가나 호기심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뭐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이곳 저 곳 다 기웃거립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다 관심 있습니다.

취미 활동도 그간 거쳐 온 것만 해도 수 십 가지입니다. 뭔가 새로운 기기가 판매되기 시작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구입합니다. 요모조모 살펴보고 뜯어보고 조립하고, 완전히 파악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런 사람 특징이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파악했다 싶으면 또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립니다. 그러다보니 이것 저 것 많이 아는 것 같지만 깊이 알지 못하고,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지 못합니다. 저희 수도회에서는 이런 형제를 두고 ‘찢어진 백과사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 호기심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진보를 가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호기심도 어느 정도여야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합니다.

신앙생활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호기심이 과한 신앙인들이 계십니다. 어디 뭔가 특별한 곳이 있다면 득달 같이 달려갑니다. 누군가 특별한 체험을 했다면 귀가 솔깃합니다. 꼭 내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다보니 교통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예수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던 가 봅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기적과 치유활동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하느님의 권능을 군중들에게 드러내셨습니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던지 군중들은 더 많은 치유, 더 강도 높은 기적을 끝도 없이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예수님께서는 노기 찬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정말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 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이 시대, 기적이 무엇이겠습니다.

하느님의 한량없으신 자비에 힘입어 이아침, 우리가 다시금 눈떴다는 것이 기적입니다. 이아침, 우리가 그 누군가의 부축 없이 우리 자신의 두 발로 서있다는 것이 기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또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적입니다.

매일 우리가 봉헌하는 성체성사야말로 기적중의 기적입니다. 그 크신 하느님께서 이 비천한 우리 인간과 합일한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기적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어께에 메어진 멍에의 무게로 휘청거리는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 살며시 그 멍에를 벗겨주시는 하느님, 그분 안에 하루, 하루 살아간다는 것이 기적입니다.

무인도처럼 고독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매일 다정한 친구로 다가오시는 예수님, 그분 사랑 안에 하루를 기꺼이 견뎌나가는 것이 기적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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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요나 3,4)
이 간단한 요나의 설교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니네베는 그 큰 성업의 모든 이가 회개하고 하느님의 구원을 받습니다.
말끼를 알아 듣고, 즉각 행동으로 옮긴 때문이겠지요.

새벽에 어김 없이 눈 뜨고,
제 두발로 일어서 걷고,
성한 두 팔과 손으로 샤워하고 양치하고,
몸소 운전해서 미사 다녀오고,
이 모든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것들이 기적이고 표징이건만...
그래도 롯또 당첨과 같은 놀랄만한 그 무엇을 기대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

오늘 아침 모신 성체의 그 엄청난 기적이
제게 어떤 표징으로 다가왔는지...???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주님께서 사소한 일상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말끼를 하나라도 알아 듣고, 행동으로 옮기기.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