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1/15 연중 제32주간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11월 15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 루카 18, 1-8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루카 18,1-8)
<신앙생활 안에서 스윗스팟(Sweet Spot)의 체험>
아주 기쁘게, 그리고 열심히 사시는 한 택시기사님을 만나니 하루 온종일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피부에 와 닿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멋진 백발에 선한 미소가 잘 어울리는 기사님이셨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저 기분 좋으라고 덕담 한마디를 던지십니다.
“제가 사주팔자를 조금 공부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손님 참 관상이 특별합니다. 귀인 얼굴입니다.”
“기인(奇人: 기이한 인간)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귀인(鬼人: 귀신같은 인간) 말씀하십니까?”
“둘 다 아니고요, 귀인(貴人)상이십니다. 손님, 보아하니 스님 되실 상인데, 스님이 되셨더라면 큰스님이 되실 관상입니다.”
직업상 하시는 말씀인줄 알고 있었지만, 듣고 있노라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속으로 ‘이양반 사람 볼 줄 아시네’하는 ‘교만한’ 생각도 은근히 들었습니다.
할 수 없이 요금을 계산할 때 ‘복채’를 웃돈으로 더 얹어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작별인사도 무척 요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서비스 만점인 기사님을 뵈면서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부, 집요함을 넘어 지독하리만치 졸라대는 과부의 전력투구를 높이 평가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졸라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함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인 이웃들의 행복을 위해 집요하게 졸라댐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부여하신 달란트를 발견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함이 필요합니다.
스윗스팟(Sweet Spot)이란 말이 있습니다. 골프채를 휘두를 때, 야구장 타석에 들어설 때, 축구시합에서 상대방의 골대 앞에서, 아주 가끔씩 느끼는 감동입니다.
중심 가운데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중앙을 정확하게 때리는 순간, ‘딱!’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높이 날아간 골프공이 정확하게 홀 안으로 들어갔을 때의 그 짜릿한 느낌, 제대로 맞은 야구공이 날개를 단 듯이 날고 날아 펜스를 넘어갈 때의 그 황홀한 기분. 그런 체험을 한 사람만이 진정한 프로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신앙생활 안에서도 우리는 스윗스팟을 체험해야 합니다. 스윗스팟을 맛본 삶이 순풍에 돛단 듯 신나게 나아가듯이 스윗스팟을 찾은 신앙생활 역시 날개를 단 듯 수직상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를 그저 그런 삶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비결은 스윗스팟을 찾는 일입니다. 스윗스팟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이를 찾기 위해 하느님께서 내게 부여하신 장점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선물로 주신 것 가운데 이 세상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 혼자만의 고유한 영역을 찾아야 합니다. 나의 강점, 나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것을 찾아내는 순간 스윗스팟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신만이 지닌 독특한 능력으로 하느님을 드러내야 합니다. 자신만이 지닌 특별한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하느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자신의 강점, 경쟁력을 활용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 온 이유는 하느님을 세상에 증거 하기 위해, 하느님을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스윗스팟은 반드시 하느님과 연관되어야만 합니다.
세상과 이웃들을 위한 우리들의 봉사활동에도 스윗스팟을 맛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봉사가 가치를 발하고 의미를 더해갑니다.
우리가 행하는 사도직이나 봉사활동이 하느님께도 영광을 드리는 일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하느님께서 내게 부여하신 달란트를 잘 개발하였는가? 갈고 닦은 나의 전문성이 십분 발휘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이웃을 향한 봉사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가 하는 문제도 더없이 중요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충족될 때 우리의 봉사활동은 지속적인 스윗스팟을 체험하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그 봉사활동이야말로 제대로 된 봉사활동이며 하느님과 이웃들이 기뻐하실 봉사입니다(맥스 루케이도, ‘일상의 치유’ 청림출판 참조).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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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기도에 대해서 생각 하다보면 항상 마주치는 화두가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이 명제만 잘 새기면
이루어지지 않을 기도는 하나도 없지 않을까?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주님께서 기뻐하실 수 밖에 없는 것을 기도로 구하자.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