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20일 연중 제2주간 수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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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연중 제2주간 수요일 - 마르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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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하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마르3,1-6)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러 회당에 들어가셨다가 손이 심하게 오그라든 사람을 만나십니다. 오그라든 손 때문에 한 평생 동안 그가 겪었던 갖은 고초와 서러움을 눈여겨보십니다.

처음에는 오그라든 손으로 인한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차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견디는 법을 배운다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불편함은 그런 대로 참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오그라든 손을 바라보면서 그는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오그라든 손을 주신 이유를 끊임없이 캐묻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더할수록 점점 억울해졌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었는가? 내가 무슨 못할 짓을 했었던가?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끝없이 되풀이하면서 가슴 한 구석에는 하느님과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 불신이 점점 쌓여만 갔습니다.

예수님은 내면을 바라보시는 분이지 않습니까? 오그라든 손을 따라 점점 오그라들어가는 그의 마음을 보신 것입니다. 자기 폐쇄를 통한 죽음으로 가는 그의 영혼을 안타깝게 보신 것입니다.

오그라든 손은 다른 무엇에 앞서 우리들의 오그라든 마음을 지칭합니다. 오그라든 마음은 또 무엇을 의미합니까? 오그라든 사고방식, 철저한 자기 폐쇄로 인한 극단적인 이기심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기대는 전혀 뒷전이고 나 혼자 100% 이 일을 다해내고야 말겠다는 완벽주의가 오그라든 마음입니다. 절대로 양보하지 않고 죽어도 물러서지 않는 지기 싫어하는 삶이 오그라든 손입니다.

한편 오그라든 손은 호시탐탐 예수님으로부터 꼬투리를 찾아 고발하려고 혈안이 된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을 지칭합니다.

제 마음 안에서, 우리 수도자나 사제들 안에 "오그라든 손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권위중독(Poweraholic)"증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적으로 근심이 있고, 불안하고, 미숙한 사람이 한 공동체의 지도자 위치에 있게 되면 "권위 중독"의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없는 지도자는 권위와 영향력을 내세우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확신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계획"에 따라서만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고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권위적인 태도는 다른 사람들은 "노예"로 만들어 버립니다.

권위 중독에 빠진 지도자는 구원자가 되고 싶어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곧 이런 지도자는 다른 사람을 치유하고, 통제하고, 충고하고, 도덕적인 훈계를 하고, 후견인으로 행동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런 지도자는 세례성사로 받은 성령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입니다(권위중독에서 벗어나기, 토머스 모건 참조).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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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삶의 자리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마음이 완고한 사람은
어느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나다.
마음이 옹글대로 올글었다.

그나마 내 마음이 옹글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다행이다.
그래서 직책을 맡고 있지 않은 것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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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여백"으로 옹근 마음을 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