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21일 목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양승국 신부님

카테고리:

?


1월 21일 목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 마르코 3,7-12

?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마르 3,7-12)


<떴다 신부님>

신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절정인 연세 지긋하신 신부님 몇 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 신부님들이 "떴다" 하면 일대 소동이 일어날 정도입니다. 신부님들이 미사 집전이나 서품식, 서원식 같은 때 등장하면 그분들을 아는 신자들의 표정에는 즉시 설레임과 행복함이 묻어납니다. 예식이 끝나기가 바쁘게 신부님들은 인파에 둘러싸입니다. 인사를 드리기 위해, 안부를 여쭙기 위해, 얼굴 한번 뵙기 위해, 손 한번 잡아보기 위해, 안수 한번 받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 파묻힙니다.

그런 신부님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저희 같은 신참들, 찬밥들, 개털(너무 심한 표현인가요?)들은 "도대체 비결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에는 비결이 있었습니다.

1. 신부님들에게서는 온화한 성품, 따뜻한 마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품에 안는 부드러운 가슴, 기도와 수행, 연륜과 세월이 선물로 준 삶의 향기, 고향과도 같은 넉넉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신부님들은 언제나 먼전 다가서셨습니다. 기다리지 않고 먼저 손을 내밀고, 먼저 이름을 부르고, 먼저 안부를 묻는 예수님의 겸손함이 몸에 배어있었습니다.

3. 신부님들의 사랑은 저희와는 달리 사심 없는 사랑, 공평한 사랑, 부담 없는 사랑,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폭넓은 사랑,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명성이 점점 세상에 알려지면서(특히 치유와 구마와 기적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명성) 예수님은 일약 당대의 유명인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너무도 많은 인파가 순식간에 몰려왔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인파로 인한 대형사고의 위험을 감지하십니다. 그래서 일단 피하시기 위해 나룻배 한 척을 준비하라고 이르실 정도였습니다.

공생활 이후 예수님의 삶은 하루하루가 무척 팍팍했던 삶으로 추정됩니다. 매일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끊임없는 만남과 활동, 제자 교육,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내셨을 것입니다.

더욱이 예수님과 사람들과의 만남은 분위기 좋은데서 향기 좋은 커피한잔 시켜놓고 만나는 기분 좋은 만남이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뭔가 한가지씩 골치 아픈 "민원"을 손에 들고 해결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다가오는 영업상의 만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사람들은 몰려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그들을 내치지 않으십니다. 나 몰라라 하지 않으십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귀여겨들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 역시 가슴 아파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십니다.

그가 귀족이든 천민이든 상관없습니다. 후원금을 많이 낼 수 있는 부자인가 아닌가를 따지지 않으십니다. 내 고향 사람인가 이방인인가도 묻지 않습니다. 오직 한 인간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연민의 마음, 구원하고자 하는 사랑만이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 때문에 예수님은 스타 중에 스타인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바로가기

댓글

말씀과 삶의 자리

"...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알아 보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한다.
더러운 영들이 깨어 있기 때문이리라.
이 더러운 영들 보다 더 깨어 주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더러운 영들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리라...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삶의 여유를 잃는 그 순간 더러운 영이 미소 짖는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오늘 하루...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