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묵상] 사순절

찬미 예수님

묵 상

이제 바야흐로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많은 신자들이 사순절을 고행의 시기라고 생각해서 별로 곱지 않은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카니발이라는 축제
(사육제,謝肉祭)를 벌이기도 합니다. ‘카니발’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고기여 안녕’(caro vale.라)에서 유래된 말로, 사순절 동안 고기를
먹지 못하니까 그 전에 신나게 먹어 두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리오(Rio)축제는 그 규모와 정도가 가히 광적
입니다.

우리는 늘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가는데 너무 즐기다 보면 중
요한 것들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을 잊어버리고
해야 할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혼동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영혼까지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 결과 부유한 사람들을 원
망하던 ‘지존파’나 ‘막가파’ 같은 사람들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순절은 생활의 절제를 통해서 이렇게 잘못된 것들 잊고 있던 중요
한 것들을 생각하고 그것들을 되찾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사순절을
‘은총의 시기’라고 말합니다.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은 최소한의 규정일 뿐입니다. 어떤 사람은
고기(육식)를 먹지 말아야 한다니까 더 고급스러운 회를 먹으면서
자기는 규정을 아주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사순절을 맞이해서 술이나 담배를 끊기도 합니다. 어떤 주부
는 사순절 동안 쌀을 조금씩 덜어서 불우이웃을 돕기도 합니다.

예수께서도 복음을 전하는 중대한 사명에 앞서 40일 동안 단식 하시
며 기도하셨습니다. 너무 허기지신 나머지 손바닥만한 돌이 빵으로
보일 만큼 고통을 느끼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분께서도 아버
지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해서 단식을 하셨다면 우리도 무언가 절제
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 도

주님,
잘못된 길로 향하는 저를 벌하시기 보다는
주님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개의 시간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자랑스러운 제 모습은 저를 기쁘게 하지만,
추한 모습을 드러내기가 싫어
감추고만 싶은 저입니다.
흉한 제 영혼을 부인하고 싶은 저입니다.

하오나 주님,
주님께서 마련하신 이 은총의 시기에
저를 낱낱이 살필 수 있도록 냉철한 가슴을 허락하시고,
더러움과 오류들을 새롭게 고칠 수 있는
뜨거운 용기를 허락하소서.
아멘.

........ ☆ .........

☆ 성 가지나무의 기원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입성하실 때 환호하던 군중들이 들고 있던 올리
브 가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올리브 가지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나무 가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가지는 성주간이 시작되는 팔마 주일에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억하고 재현하기 위해 사용하고 집에 가져가서 십자가 뒤에 걸어놓
습니다

그래서 주님에 대한 단순한 환호만이 아니라..
주님의 수난과 고통.. 그리고 십자가의 죽음.. 부활을 기억하는 상징
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의 수요일이 있기 전 주에 보통은
회수를 해서 '재'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이 됩니다
즉 사순시기 바로 전에 수거를 하게 됩니다

재의 수요일은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2008. 2. 6.)로 시작
됩니다 1년 동안 묵은 성지가지를 수거하여 태워서 재를 만듭니다
부활절을 앞두고 사순기간 중 재의수요일 특별미사가 있습니다
재의 수요일 미사 중에 우리는 머리 위에 재를 받습니다
사제는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으면서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
로 다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고 권고합니다

재의 예식은 인간의 유한성을 일깨워 줍니다. 사람은 예외없이 언젠
가는 죽어야 할 존재이고..
돈이나 명예는 물론 우리가 애지중지하는 몸도 흙으로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잊고 아웅 다웅 하면서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부리고..
남에게 더 인정 받으려고 다투고 시기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존재와 소유 그 모든 것이 결국은 먼지로 돌아간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아마도 덜 욕심부리고.. 덜 시기하고.. 덜 고민
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삶의 끝을 생각하면서 좀 착해지자는 것이 사순절 첫
날에 행해지는 재의 예식의 의미입니다

가정에서 남편이 보기도 싫어지고.. 아내가 귀찮아지고 보기 싫을 때
가 있을 것입니다.또 자식이 말 안 듣고 속 썩일 때 무자식 상팔자라
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부모의 잔소리가 지긋지긋해서 집을 뛰쳐나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사사건건 트집 잡는 상사나 경쟁 때문에 서로 눈치를 봐야
하는 동료.. 치받고 올라오는 후배와 함께 일하면서 마음이 미움과
증오로 혼탁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밉고 보기 싫은 그 모든 사람들도 결국 죽어 없어진다고 생각
하면..좀 덜 미워지고..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머리에 재를 얹으면서..
우리 모두 죽을 인생이라는 사실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지기를 바래
봅니다.그래서 우리 마음 안에서 미움과 증오..불안과 초조함의 어름
장이 녹아 버리고..
이해와 여유.. 신뢰와 따뜻함의 새싹이 돋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손 신부님 홈 피

재속 프란치스코 형제회원님들 모두모두 사순 잘 보내시고
커다란 은총 함께 하시기 빕니다.

댓글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십시오.

오늘 아침 미사에서 재를 받았습니다.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터인데...
무엇에 그리 집착을 하며 살고 있는지...
자유롭게 살리라.

안셀모

욕심이 재가 되어...

아무도 재를 많이 가지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토록 아웅 다웅 하면서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부리던 삶을 재 속에 던져 버리고
다시 한번 지난 나날을 되씹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