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12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 / 꿈은 이루어진다!
나는 비신자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홀로 신자가 되어 수도원에 들어오면서
심지어 육신의 형제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그래서 수도원 입회 때는 물론, 첫서원을 발할 때도,
로마 유학을 갈 때도
종신서원을 할 때도 집에서는 아무도 오지도 않았고
청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내가 사제서품을 받게 되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우리 집안 사람들이 50명 가량이나 왔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 신자는 아니었지만
반수 이상이 신자들이었기에 더욱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 중 내가 첨으로 만난 왕고모님이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 고모님은 처녀 때 혼자 영세하셔서
지금까지 50년을 오로지 한 지향으로 기도하셨다는 것이었다.
우리 집안이 성화되기 위해서는 사제가 필요하니
<사제 한 사람 나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내가 사제가 된다는 소식에
이제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에
병으로 힘든 몸이신데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것이었다.
나는 내가 수도자가 되고 사제가 된 것이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된 것이기에
나의 힘으로 이룩한 것이라고 생각했었기에
이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내가 사제가 됨은
바로 이 왕고모님의 50년간의 기도의 결실이라는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제 서품 후 곧바로 다시 유학을 떠났기에
왕고모님은 나를 더이상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시고
병자성사를 청하셨다.
그러나 생각보다도 일찍 귀국하게 되어
다행이 왕고모님의 임종을 지켜볼 수 있었고
그분의 장례도 치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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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도를 하다가도
어떨 땐 괜히 심술이 난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도
하느님께서는 꿈쩍도 하지 않으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는 언젠가는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듯이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실 주님이 아니시다.
다만 그 시간과 때를 우리는 우리에게 맞추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듯 보일 뿐이다.
때론 그것이 금방 이루어질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가 원하는 때가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때
그 기도를 이루어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생전에는 그 성취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노(老) 예언자 시메온이 일생을 기도하였지만
생애 만년에 가서야 구세주를 만나뵈올 수 있었듯이
우리의 기도, 우리의 꿈은 생애 만년에, 혹은 우리가 죽은 후에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성취되느냐 안되느냐를 따져서
기도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꿈은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갖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
우리 왕고모님처럼 말이다.
오늘 따라 왕고모님, 오 카타리나가 생각이 난다.
생전에 몇번 뵈온 적도 없지만
신앙 안에서는 늘 함께 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분의 기도대로
우리 집안에 사제가 났을 뿐만 아니라
우리 집안 60-70%가 신자가 되어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닌가?
그분의 꿈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오늘 나의 소원을 다시한번 추스려보자.
그리고 <나의 말은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리라.>
이사야를 통해 전해주시는
주님의 말씀을 되새겨 보자.
프란치스코 형제회 수도회 오상선 바오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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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꿈..
오상선 바오로의 신부님 왕고모님의 '꿈'을 들으면서 잔잔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수님과 다른 사람들의 기도하는 모습의 삽화도 간절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오래전부터 품어온 꿈이 있는데, 그 꿈이 성경말씀 속에 있습니다.
가깝게는
내 가족안에서,,
내 친구 사이에서,,
나의 단체생활이나 공동체 모임안에서,,
나의 이웃과 함께,,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조국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배운자와 그렇치 못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갈등, 미움, 불신을 극복하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하나가 되는 세상이
저의 소박한 꿈입니다. ^^;
'하나'가 되기 위한 과정은 매우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가 되는 일은 매우 재미있고, 신나는 일입니다.
'하나'가 되고 나면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고달퍼도 외롭지 않습니다.
'하나'가 된 우리를 성부께서 보시고 흐뭇하게 웃으실 것입니다.
아멘!!
아멘! 아멘!
그외에
그 어떤 말도
사족일 뿐입니다.
성부의 뜻이 곧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사랑으로 하나 되어...
함께 가면,
그게 바로 신명나는 세상,
살아 볼만한 세상입니다.
다니엘 형제님의 꿈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우리 함께 가요!!!"
안셀모
★꿈★이 이루어졌어요!!
오늘 매우 기쁜 날입니다.
걱정도 많이 했지만 소공동체장님들을 위한 제1차 워크샵을 위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함께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이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주임 신부님의 격려 말씀을 들으면서 봉사하는 '달콤한 맛'을 느끼는 은혜로운 저녁이 되었습니다.
걱정이 기우로 바뀔 때의 그 짜릿한 느낌과 그 순간에 모두가 하나된 듯한 느낌이 2002년 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하던 순간과 흡사했습니다. ^^;
앞으로 부활절 이후, 4월 중순 전후로 소공동체장님들을 위한 의미있고, 귀중한 워크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추카추카...
모두가 하나 되는 초석을 놓고 계시군요...
힘내세요...
우리 함께 가요!!!
안셀모
모두가 함께..
원래의 취지에 맞도록 정성을 다해 많은 분들이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야 머~ 그냥 동사무소 서기에 불과하구요.. ^^;
웹에는 자주 얼굴을 내미지 않으시지만
모든 구역장님들이 합심하여 많은 공을 들이며,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전구역의 새로운 반장님들과 기존 반장님들이 함께 하면서,
친교와 함께, 반장직을 하면서 힘든 점, 좋은 점,
등등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하면서
반장님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소공동체가 지금보다 더 활기를 띨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신명나게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모임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라는 점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구역장님들은 반장님들 위에 있는 지시자가 아니라 낮은 자세로 반장님들의
애로사항과 힘든 점을 듣고, 그분들을 헌신적으로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자로
마찬가지로 반장님들은 반원 교우님들의 지시자가 아니라
교우님들을 위한 봉사직으로서의 역할을 재미있고,
신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일종의 오픈된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정기적으로 지속되어,
소공동체장을 위한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미 다들 잘 알고 계시는 것이지만,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마음으로 몸으로 실천하기 위해 워크샵을 준비합니다.
형제님과 모든 교우님들께서 워크샵이 계획한대로 성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4월 중순경입니다. ^^; (영화의 Preview 광고 같죠? ㅎㅎ)
미리 반장님들은 큰 기대를 하셔도 좋습니다. ^^;
그리고 준비과정에서 업데이트가 나오는대로
웹을 통해 교우님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