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프란치스코 성인 일대기

세상을 떠나다

1226년 10월 3일 저녁, 프란치스코는 자매인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마지막 축복을 주고 나서 자신을 침상에서 내려줄 것을 청하였다. 그는 온 힘을 다하여 다윗의 시편 141편을 큰 소리로 읊었다.

“목소리 높이어 주께 부르짖나이다. 소리소리 지르며 주께 비옵나이다……
소리쳐 부르는 곳 주여 당신이오니, 이 몸이 피할 곳은 당신이외다.
생명의 나라에서 내 몫이외다.” (시편 141, 2. 6)

그리고는 성서를 가져오라고 하여 요한 복음의 다음 구절부터 읽으라고 하였다.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요한 13, 1)

독서가 끝나자 프란치스코는 형제들에게, 먼지로 돌아가게 될 자신의 몸에 재를 뿌려 줄 것을 청했다. 그는 거룩한 가난을 끝까지 충실히 지킬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나서, 많은 형제들과 글라라의 자매들이 그들의 아버지요 지도자인 프란치스코의 주위에서 복된 임종을 지켜보며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지극히 거룩한 영혼이 그의 육신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빛 속에 받아들여졌고, 육신은 주님 안에서 잠들었다. 그의 시편 노래는 낙원에서 끝났다.

바로 그때 아시시의 야고보 형제는 지극히 거룩한 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영혼이 새하얀 구름 조각을 타고 넓은 물을 건너 곧장 하늘로 높이 높이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때 수많은 종달새 무리가 기쁜 듯이 노래하면서 그의 영혼을 둘러쌌다. 하느님의 천사들이 뽀르찌웅쿨라 성당으로 내려와 지극히 높으신 분의 어전으로 성 프란치스코를 모셔간 것이다.

그의 나이 마흔 넷! 하느님 앞에서는 이승에서 보낸 햇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이웃 형제들에게 봉사한 사랑의 생활인 것이다.